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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하다 시간 다 가요"…잔여 백신 놓친 시각장애인

<앵커>

이렇게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예약 경쟁이 치열합니다. 60살 아래는 온라인으로만 신청할 수 있는데 이게 시각장애인들한테는 너무 힘든 일이라고 합니다.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각장애인 30대 A 씨, 온라인에서 잔여 백신 예약을 수십 차례 시도했다가 이제는 자포자기한 상태입니다.

[A 씨/시각장애인 : (알림) 캡처를 해서 확대하고 돋보기를 낀 다음에 한 글자씩 천천히 봅니다. 다시 본 화면으로 돌아가서 그것을 예약하기를 누릅니다. 3분에서 5분은 걸리는 것 같아요.]

아주 가까운 것만 볼 수 있는 약시라서 지도를 최대한 확대한 뒤 병의원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합니다.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지는 잔여 백신 예약 경쟁을 벌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입니다.

방역 당국에 연락해봤지만 도움받지 못했습니다.

[A 씨 - 질병관리청(1339) 통화 : (장애인들은 예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거나 그런 건 없나요?) 다른 분들 도움 받으셔야 되는 부분밖에 없어요.]

A 씨보다 앞이 더 안 보이는 중증 시각장애인에게는 잔여 백신은 그야말로 다른 나라 이야기입니다.

이런 처지의 시각장애인은 전국에 8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장애인들은 60대 이상처럼 전화 예약만이라도 가능하게 해 달라는 바람입니다.

[A 씨/시각장애인 : 경쟁이야 남들과 똑같이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신청 자체만큼은 약간은 고려를 해주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중증과 발달 장애인의 맞춤형 접종 계획을 수립하겠다면서도 잔여 백신에 대한 장애인 우선권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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