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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쉼 없는 불길, 훤히 드러난 뼈대…건물 붕괴 위기

[현장] 쉼 없는 불길, 훤히 드러난 뼈대…건물 붕괴 위기
경기도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피어난 불꽃은 삽시간에 확산해 지상 4층짜리 건물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1년 전 근로자 4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와 용인 SLC 물류센터 화재 이후 1년 만에 또다시 발생한 대형화재입니다.

화재 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물류센터는 공간 특성상 비닐과 종이류 등 화염에 취약한 물건들이 대량으로 쌓여있어 '화재 하중'(전체 발열량)이 커져 불이 났다 하면 '화약고'로 변하기 십상입니다.

또 대부분 물류센터에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컨베이어 벨트 등이 설치되는데, 이 때문에 일부 공간은 각 층간이 구조물로 막혀있지 않고 하나의 창고처럼 위가 뚫려있어 아래층에서 난 불이 위층으로 순식간에 도달하기 쉬운 구조로 불에 취약합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불은 어제(17일) 오전 5시 20분쯤 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 12만7천178.58㎡ 규모의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습니다.

불길은 발생 2시간 40분 만에 잡히는 듯했으나, 선반에 쌓인 가연(불에 타는 성질) 물질이 불길 속으로 떨어지면서 같은 날 오전 11시 50분쯤 화염은 다시 맹렬하게 치솟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명 검색을 위해 지하 2층에 진입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구조대장 A(52) 소방경은 건물 안에 고립된 상황입니다.

가연물이 많으면 화재 하중이 커져 불길이 세질뿐더러 유독성 검은 물질도 계속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건물 안으로 진입해 불길을 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연소 확대 우려와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진화가 더딘 실정입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물류센터 주변을 소방차 20여 대를 동원해 둘러싼 뒤 건물 내부를 향해 방수포로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천과 용인 물류창고 화재 당시 소방대원들도 건물을 뒤덮은 검은 연기 등으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작업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오늘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물류센터는 대부분 층고가 높다 보니 불이 난 지점에 많은 양의 물이 도달하기 쉽지 않다"며 "공사 중인 건물이든, 사용 중인 건물이든 화재 발생 요소는 없는지 사전에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서 불을 예방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국의 물류창고업 4천595개 가운데 33%인 1천520개, 전국의 일반 물류단지 50개 가운데 58%인 29곳이 각각 경기도에 집중돼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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