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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로 끌려가 맞았어요"…장애인선수 폭행 조사

<앵커>

인천 장애인수영단 선수들이 훈련 도중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체육회가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감독과 코치들은 폭력은 없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달 초 인천장애인수영연맹 소속 선수 부모들이 찍은 영상입니다.

[선수 A (학부모 촬영) : (이걸로 어디 맞았어?) 엉덩이. (누가 때렸어?) ○○○ 감독님. 아야아야. (아팠어?) 아팠어.]

[선수 B (학부모 촬영) : ○○○ 감독님, ○○ 선생님, ○○ 선생님(한테) 다 맞아서, 다 맞고 나니까 속상해요. 슬퍼요. 갑자기 눈물 나요. 갑자기 눈물이 나서 속상해요.]

초등학생부터 20대까지,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가 있는 선수 12명은 연습 중 감독과 코치들에게 맞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주로 수영장 창고에서 야구방망이와 오리발 등으로 엉덩이 등을 맞았다며 장소와 도구, 신체 부위를 서로 비슷하게 진술했습니다.

훈련 태도가 불량해서, 기록이 빠르지 않아서, 줄넘기를 열심히 안 했다는 등의 이유로 맞았다는 것이 선수들 주장인데, 이마가 찢어지거나 부러진 플라스틱 막대기에 눈이 찔려 실명 위기를 겪은 선수도 있었습니다.

장애인 수영선수단 폭행

[선수 C : 저는 창고로 끌려가고, 화장실 맞고, 슬리퍼로 맞고, 물 끌려가고, 물 많이 먹었고. 여기하고 여기 때렸어요. (뭐로 때렸어요?) 방망이 맞지?]

[선수 D : 방망이. 2층에 방망이. 저는 가끔 창고 끌려간 적 있고 창고에서 뺨따귀 맞고 여기 맞고 여기 맞고. (친구들하고 수영하는 건 좋아요? 힘들기도 해요?) 가끔 힘들긴 해요. 그 대신 행복한 하루가 있어요. (행복해요? 수영해서?) 선생님이 없어서 행복해요.]

학부모들은 선수들의 교육을 위한 어느 정도의 체벌은 묵인했는데, 이 정도로 심한 줄은 몰랐다고 말합니다.

[엄마 A : 영상 찍으면서 알게 된 거예요. 이렇게 심한지.]

[엄마 B : 엄마들 자신들도 자책하고 있어요. 왜 늦게 알았는지. 왜 따지질 못했는지.]

인천장애인체육회는 조사 결과 폭행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를 할 방침입니다.

[김성재/인천장애인체육회 팀장 : 회계 처리나 보조금 부정 집행 이런 내용(의 의혹이 나온) 와중에 체벌이나 이런 부분은 올해 초쯤 인지를 했습니다. 지도자 등록을 (보류해서) 어느 정도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려고 (했습니다.)]

감독과 코치들은 폭행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부 선수가 사고로 부상을 입은 적은 있지만 결코 폭행은 없었다"며 "선수들 특성상 질문에 따라 진술이 오락가락 해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문제 제기 배경에는 체육회와 연맹의 갈등이 있다며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소지혜, CG : 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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