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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신고에도, 경찰 공조 수사 안 했다…감찰 착수

<앵커>

얼마 전 친구들에게 학대당해 숨진 20살 청년은 조사 결과, 화장실에 감금된 채 밥도 거의 먹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전에 범죄 징후가 있었는데도 경찰의 공조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한 20살 남성 A 씨는 대구 집으로 내려가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말, 친구 2명은 직접 대구로 내려가 A 씨를 서울로 데려옵니다.

앙심을 품은 이들은 A 씨를 화장실에 가두고 음식을 거의 먹이지 않는 등 학대를 반복했습니다.

경찰 수사도 방해했습니다.

담당 형사가 대질 조사를 위해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서울에 없어서 조사를 못 받는다"라고 말하게 하거나, 아예 전화를 받지 못하게 했습니다.

경찰에 '고소 취하' 문자도 보내도록 했습니다.

아들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A 씨 가족은 대구 경찰에 실종 신고를 또 냈습니다.

그러나 폭행사건을 조사하던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실종 신고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전혀 공조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구 달성경찰서 관계자 : (친구들로부터 이렇게 가혹행위를 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선 추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왜 서울 쪽으로 공조 요청을 안 하셨을까.) 좀 아쉽긴 아쉽네요. 저도 그 부분을 좀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실종 신고도 소용없고, 폭행사건 수사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종결되면서 A 씨는 집 안에 갇힌 채 목숨을 잃었습니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능이 낮은 피해자를 이용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친구 2명에 대해 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사건을 그냥 종결한 서울 영등포경찰서 담당 형사 등 4명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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