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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 실종 신고까지 했지만…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앵커>

한 20대 남성이 오피스텔에 함께 살던 친구들로부터 학대에 시달리다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숨졌다고 전해드렸는데, 이 남성이 숨지기 보름 전까지 경찰 수사가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도 폭행 피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인데,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죽음을 막을 수도 있었을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한성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숨진 채 발견된 20살 남성 A 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10월 17일 대구달성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가출한 아들이 연락이 끊겼다는 겁니다.

경찰이 소재를 파악한 뒤 실종신고는 해제됐지만, 20여 일 뒤 이번엔 A 씨가 아버지와 함께 경찰을 찾았습니다.

함께 지내는 친구 2명에게 4차례 폭행을 당해 다쳤다며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호소했지만 달성경찰서는 사건을 친구들 주소지가 있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넘겼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4월 30일, 아버지의 두 번째 실종 신고가 접수됩니다.

아들 명의로 휴대전화가 새로 개통됐고 '아들이 사채를 썼는데 돈을 안 갚는다'는 대부업체의 연락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친구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고소와 두 차례의 석연치 않은 실종 신고, A 씨에게 약간의 장애가 있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달성경찰서가 A 씨에게 다섯 차례 전화를 건 게 전부입니다.

[대구달성경찰서 실종신고 담당자 : 저희도 물어보기도 했어요. 친구들 그런 꾐에 넘어가서 그런 건 아닌지. '왜 바보 취급을 하느냐' 이러면서 화도 내고…. 말을 좀 더듬은 건 사실이에요.]

결국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5월 27일 불송치 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고, 그로부터 보름 만인 지난 13일 A 씨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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