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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로 나온 탐정…합법과 불법 사이 아슬아슬

<앵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탐정은 8천 명이 넘습니다. 지난해부터 탐정이 법으로 인정받으면서 그 숫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탐정의 자격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든지 활동 범위에 대한 규정 같은 것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이 내용, 임상범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의뢰인과 통화를 끝낸 베테랑 탐정이 서둘러 현장으로 출발합니다.

2시간을 운전해 도착한 곳은 충북의 한 공장.

[장재웅 탐정 : (경쟁사의 제품이) 식자재용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성분이 공업용을 쓰고 있다는 정황이 있어서 그 부분을 확인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와서..]

어둠이 깔리자 조심스레 증거 수집에 나섭니다.

사립탐정 증거수집

이곳, 저곳 살피다 뭔가 발견한 듯 빠르게 휴대폰 카메라를 누릅니다.

[장재웅 탐정 : 일단은 약품 통이랑 제조사 표시랑 그런 거 확보해서 의뢰인이랑 통화를 했고요. (혼자 탐정 활동하면 위험할 것도 같은데?) 차 안에다 이런 소형 삼단봉 같은 건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혹시나 제 자신은 제가 지켜야 되니까.]

일본 탐정 자격증에 첨단 장비까지 갖춘 이 청년 탐정, 주특기는 잠복입니다.

국내 사립탐정

[김윤환 탐정 : 탐정들은 기다리는 게 한 90%, 주업무라고 할 수 있죠. 여기서 잠복을 한 다음 대상자가 나오면 추적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 추적 대상은 횡령을 의심받는 회사 직원.

지하철과 승용차로 나눠 따라갑니다.

[김윤환 탐정 : (일종의 미행인데?) 불법과 합법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조금 멀리서 제 갈 길을 가면서 풍경이랑 동시에 합법적인 선에 맞춰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눈치채지 못하게 수시로 변장도 합니다.

[김윤환 탐정 : 복장이나 이런 게 노출이 됐기 때문에 변장을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여기서 급하게.]

가장 의뢰가 많은 것은 역시 사람 찾기.

자칫 불법 행위가 될 여지가 많아 제일 까다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돈 관계로 입 다툼을 하니까 얘가 전화를 차단시켜놨어요.]

[김윤환 탐정 : 혹시 아들이 성인이신가요? (성인이면) 찾는다고 해도 그분한테 동의를 구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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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셜록 홈즈를 꿈꾸는 탐정 지망생들이 강의실을 메웠습니다.

전직 경찰에, 부동산 중개인, 기업 리스크 관리자까지 이력도 다양합니다.

[신현미/동국대 탐정 최고경영자과정 : 전공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업무를 확장하고 늘려가다 보면 탐정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해 8월 탐정업이 합법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직업 탐정 시대가 열렸습니다.

일본 6만 명, 미국 3만 명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는 탐정이 8천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시행 초기다 보니 문제도 있습니다.

아직 탐정공인제 같은 자격 관리 제도가 없어 부적격자 논란이 있고, 합법적인 탐정 업무 범위에 대한 보완도 필요합니다.

[하금석/한국탐정협회장 : 전과자나 성범죄자나 옛날의 흥신소, 심부름센터도 나도 탐정이다 하고 자유업으로 가능해지다 보니 부적격자를 걸러낼 수 있는 관리 법률안 제정은 시급한 거죠.]

[강동욱/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 탐정이 음성적으로 오다 보니까 법을 위반하는지도 모르고 위반하게 되고, 법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스스로 자제 능력이 생기는 거죠.]

국회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할 '탐정업 관리에 관한 법률'을 올해 안에 통과시킬 계획입니다.

[이명수 의원/국회 행정안전위 : 수사권 바로 직전의 여러 가지 조사라든가, 실종자 관리라든가, 수사의 보완적 기능을 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지로 나온 탐정,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치안 사각지대를 메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정한욱, 음악 : 최대성, 작가 : 김채현,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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