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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모, 숨 못 쉬면서도 "아들아, 조심해서 와"

<앵커>

지금부터 저희는 사고 당시 광주의 54번 버스 안에 갇혀있던 한 승객이 아들과 나눈 통화내용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들 걱정뿐이었습니다.

KBC 이형길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이 붕괴된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

70대 어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아들은 사고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여러 번 되묻습니다.

[(엄마 뭐가 무너졌다고?) 위에서 뭐가 무너져 가지고 엄마 완전 확 내려앉았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사방의 신음 소리.

위급한 상황임을 인지한 아들은 사고 위치를 묻고 어머니는 아비규환 상황 속에서도 아들의 안전 걱정뿐입니다.

[어쩌겠어, 그러니까 조심히 와. (남광주라고 했지?) 응 조심히 와. (알았어요 어머니) 숨을 못 쉬겠어.]

사고를 당한 70대 노모는 친구 2명과 함께 무등산 산행에 나서는 길이었습니다.

다행히 버스 앞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어머니는 비교적 일찍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붕괴 사고 피해자 아들 : 전화가 왔더라고요. 어머니가 응급실로 갔다고 다행히 구조됐구나 이렇게 생각이 들었고….]

현재 어머니는 다중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함께 갔던 친구 1명은 숨졌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었습니다.

아들은 행여나 치료 중인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 아직도 친구들의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붕괴 사고 피해자 아들 : 정말 친한 친구분들이어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그날 저녁에 들었는데 어머니한테는 알리지도 못하고 충격받으실까 봐.]

(영상취재 : 김학일 KBC·손영길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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