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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조직이 애용하던 암호 앱, 알고 보니 'FBI 함정'

<앵커>

전 세계 범죄단체 조직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놈'이라는 스마트폰 암호 메신저 앱이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앱은, 미국 FBI가 몰래 만들어 함정 수사를 한 건데, 실제 조직범죄단체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보도에 김정기 기자입니다.

<기자>

[마약 사범 검거 현장 : 경찰입니다…문을 열어주세요!]

수천 킬로그램의 마약과 수백만 달러의 현찰, 그리고 총기까지.

최근 호주 경찰이 마약범 수백 명을 검거하면서 압수한 것들입니다.

검거된 범죄 조직들은 하나같이 '아놈'이란 스마트폰 메신저 앱을 사용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메신저 앱은 알고 보니, 미국 연방수사국 FBI와 호주 경찰이 지난 2018년 함정 수사의 도구로 공동 개발해 은밀하게 퍼트린 것이었습니다.

이 앱을 사용하려면 기존 사용자의 추천이 있어야 하고 특수 스마트폰과 6개월에 200만 원 넘는 사용료까지 내야 했지만 메시지가 암호화된다는 점 때문에 범죄 조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100여 개 나라에서 300개 이상의 범죄 조직이 이 앱을 사용했는데, 사용자 수가 1만 2천 명에 달했습니다.

물론 암호화된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는 열쇠는 FBI가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범죄자들은 이 앱을 통해 범죄를 모의하고 범죄 사실을 자랑하기까지 했습니다.

[모리슨/호주 총리 : 이번 특수 작전을 통해 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조직 범죄단체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아놈을 통해 입수한 정보를 통해 호주에서는 모두 21건의 살해 모의를 적발했고, 벨기에에선 1천500킬로그램의 코카인을 압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함정 수사를 통해 체포된 조직범죄 관련 용의자는 전 세계에서 800여 명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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