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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각목을…" 30m 음주운전한 아내에 대한 판결

<앵커>

술을 마시고 운전하긴 했는데, 남편의 폭행을 피하려고 경찰이 있는 곳까지 피신한 거라면 처벌할 수 있을까요. 1심 재판부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CJB 이태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6월 진천군의 한 외딴 마을 집 앞. 40대 여성 A 씨가 남편의 폭행을 피하기 위해 차량으로 피신합니다.

뒤따라온 남편은 돌을 들어 집어던지고, 각목을 가져와 위협적인 행동을 이어가며 A 씨에게 내릴 것을 요구합니다.

[당시 신고 전화 : ○○빌라인데…이쪽으로 들어오시면 있어요. 빨리 좀 와주세요. ]

하지만 현장 근처까지 온 경찰은 A 씨가 있는 구체적 장소를 찾지 못했고 시간은 20분 가까이 흘러갔습니다.

다급해진 A 씨는 결국 자신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경찰이 있는 도로변까지 30m가량을 이동했습니다.

[A 씨/피해 여성 : 여기를 피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위치를 가르쳐줘야겠다는 생각에 잠시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제가 잠깐 거기(경찰이 있는 곳)로 간 거죠. ]

경찰을 만나면서 위급한 상황은 모면할 수 있었지만 운전대를 잡았던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104%, 면허 취소 수준으로 나오면서 음주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청주지법은 A 씨가 실제 상당한 위협을 느꼈을 것이고 경찰에 먼저 신고한 점이나 경찰을 찾으러 30m 정도만 운전한 점 등을 살펴보면 A 씨의 운전은 위법성이 없는 긴급 피난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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