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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조사 전 "뒷문 열고 깨운 걸로 해 달라"

<앵커>

방금 보셨던 폭행 사건이 일어나고 바로 그다음 날, 택시 기사는 폭행 영상을 이용구 차관에게 보냈습니다. 그 이후에 두 사람이 만나 합의하기로 하면서 이 일은 경찰에서 단순 폭행 사건으로 종결 처리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끝날 거처럼 보였던 사건은 이용구 차관이 취임하면서 다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택시가 완전히 멈춘 게 아니라 운행하고 있는 도중에 기사를 때린 거라면 당사자끼리 합의했더라도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택시 기사는 이용구 차관이, 이런 요구를 했었다고 저희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그날 일은 택시 기사가 내려서 차 뒷문을 연 뒤에 자기를 깨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하자"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계속해서 정윤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건 발생 이틀 뒤, 택시 기사는 첫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 이용구 차관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이 차관으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택시기사 : '기사님이 내려서 뒤에 문을 열어 가지고 날 깨우는 과정에서 내가 멱살 잡은 걸로 하면 안 되겠습니까?' 이래요. 뒤에 내려서 깨워준 걸로 하면 완전히 서 있는 상태이고 운전사가 내린 상태잖아요.]

이 차관이 사실과 다른 거짓 진술을 요구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사건

판사 출신 법률가인 이 차관이 이런 요구를 했다면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죄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택시 기사가 밖으로 내려서 뒷문을 열었다는 건 택시가 완전히 정지했다는 뜻이 됩니다.

즉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운전 중 상황이 아니므로, 법률가인 이 차관이 운전 중이었던 당시 상황을 감추려고 거짓 진술을 부탁했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용구 차관은 택시 기사의 주장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사건

오히려 택시 기사가 자신이 차에서 내려 깨우는 과정에서 폭행이 일어난 것으로 진술해 주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는 겁니다.

SBS는 이 차관의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김준희)  

▶ 택시기사도 '증거 인멸' 입건…"본질은 운전자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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