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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페셜리스트] 터지고 터져도 '역추진 착륙', 왜?

이것은 보름 전 미국의 민간업체 '스페이스X'가 개발한 로켓 스타십이 역추진하면서 바로 선 채 내려오는 장면입니다.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갖고 만든 것이 이 스타십인데 이번 성공까지 4번의 폭발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터지고 터지는데도 굳이 역추진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미 인류는 1969년에 달에 다녀왔고, 1980년대에는 우주왕복선이 개발됐습니다.

저기 보이는 비행기처럼 생긴 컬럼비아호가 가장 유명하죠.

이렇게 우주 개발의 꿈을 실어준 우주선인데,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우주선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별똥별처럼 불에 타버리는 것을 막기 위한 소재를 써야 되는데 이것이 너무 비쌌다는 것입니다.

또 재사용하는 왕복선이라지만 연료통 같은 핵심 부품은 일회용이었기 때문에 한 번 쏠 때마다 1조 원이라는 많은 돈이 들어갔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착륙 방식입니다.

올라갈 때는 로켓에 실려서 올라가고 착륙할 때는 활주로에 내리는데, 화성 같은 다른 행성에 활주로가 있을 리가 없죠.

게다가 2003년 착륙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사고까지 있어서 2011년에 결국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낙하산을 타고 착륙하는 방법도 있는데, 공기가 빽빽한 지구에서나 가능하지 대기가 지구의 1%밖에 안 되는 화성에서는 아주아주 어렵죠.

설사 낙하산을 편다고 해도 안전하게 떨어질 바다나 호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활주로가 없어도, 대기가 부족해도 스스로 속도와 중심을 잡으면서 내려오는 이 역추진 방식이 제일이라고 결론 내린 것입니다.

게다가 로켓을 여러 번 사용하면 비용까지 줄일 수 있죠.

하지만 길쭉한 로켓은 가로로 균형을 잡기는 쉽지만 수직으로 균형을 잡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스페이스X는 엔진을 이렇게 3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한쪽으로 기울면 다른 쪽 엔진을 조절해 로켓의 균형을 잡는 방식입니다.

바람 세기와 방향, 로켓의 낙하 각도도 따져 각각의 엔진 추진력을 잘 맞춰야 하는데 조금만 어긋나도 로켓이 비뚤어지고 폭발로까지 이어집니다.

실제로 두 번째 스타십 모델은 발사 때 엔진 1개가 꺼지는 바람에 균형을 못 잡고 바닥에 충돌해 바로 폭발했습니다.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로켓은 줄곧 머리부터 내려오다가 착륙할 때 바로 서게 되는데, 이때 로켓 안에 있던 액체 연료가 마구 출렁이게 됩니다.

이것이 스타십의 연료통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작게 보일 정도로 거대합니다.

이 안에 들어 있는 1천100톤의 액체 연료가 파도처럼 출렁이게 되면 균형을 잡기 어려운 것입니다.

스페이스X는 로켓 낙하 각도와 속도, 액체 연료의 움직임에 따라 3개의 엔진이 실시간으로 연료 분사량과 분사 각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결국 4전 5기로 역추진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로켓으로는 아직 화성에 갈 수 없습니다.

지금 개발된 로켓의 70m 길이의 로켓 부스터를 또 달아서 파워를 늘려야 화성에 갈 수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미국 본토에서 10km 고도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그쳤는데, 다음번에는 이 부스터를 달고 하와이까지 날아갈 계획입니다.

최종적으로 이렇게 화성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기지를 세우는 것이 스페이스X 목표고요, 이번 수직 이착륙을 통해서 화성 이주를 향한 선명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하륭, CG : 김정은, 영상편집 : 김종태, 화면출처 : SPACE X·NASA·RED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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