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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값 8년 만에 최고…원자재값 급등에 '막막'

<앵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세계 경기가 이제 조금씩 살아나면서 주요 곡물과 또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밀 가격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제조업의 쌀이라고도 불리는 철광석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 내용 한지연 기자, 한상우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한지연 기자>

쌀, 달걀, 파 등 올 들어 식자재값이 뛰면서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여기에 국내 밀가루 가격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최남기/국수집 사장 : 가격을 그전부터 한 번 올릴까 생각을 했었는데 동네 장사라서 쉽게 올릴 수도 없고….]

[황병선/빵집 사장 : 아무래도 뭐 주재료는 밀가루하고 계란이고, (밀가루 가격 상승 시) 가격 조정이 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시카고 상품 거래에서 밀 선물가격은 부셸당 7.425달러로, 8년여 만에 역대 최고가입니다.

남미 지역 가뭄이 1년 이상 이어지고, 북미나 호주에도 한파와 가뭄이 번갈아 오는 등,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밀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옥수수 같은 곡물 작황 부진도 한몫했습니다.

[제분업계 관계자 : 사료용 소맥이 증가했어요. 옥수수가 생산이 안 되니까. 사람이 먹는 밀가루를 만들기 위해서 소맥이 필요한데, 그 소맥이 사료용으로 들어가버리니까….]

글로벌 경기 회복 속에 화물 물동량이 급증해 해운 운송비까지 오른 영향도 있습니다.

밀 소비량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제분업계는 한계에 직면했다며, 가격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제분업체 관계자 : 내일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긴 하죠. 감내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도 할 수 있는 거죠. 분위기를 계속 보고 있는 거죠.]

대형 베이커리업체는 올 들어 이미 한 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고, 라면업계나 제과업계까지 가격 인상 눈치 보기에 들어갔습니다.

서민 음식의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오를 경우 2%대를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 끌어올릴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박현우)

<한상우 기자>

강판을 가공해 건설자재 등을 만드는 부산의 한 업체입니다.

최근 철강 제품 가격이 치솟아 납품할수록 손해입니다.

[철강 제품 제조업체 대표 : 제가 철강업 한 지 30년이 넘는데, 이렇게 일주일 단위로 50원씩 계속 가격이 오르는 건 처음 경험해봅니다.]

지난해 11월 킬로그램에 600원 수준이던 강판 가격이 매주 오르더니 1,17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원자재값은 오르는데 1, 2년 단위로 납품 계약을 맺기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릴 수는 없습니다.

[철강 제품 제조업체 대표 : 그때 당시는 원자재 값을 그 기준으로 원가 계산해서 계약했는데, 갑자기 폭등해버리니까….]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에 철강 생산 세계 1위인 중국이 환경 정책을 강화하며 생산을 줄이면서 철강값이 치솟는 것입니다.

게다가 원자재인 철광석값도 사상 처음 톤당 200달러를 돌파하며 철강값 인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구리는 1년 만에 2배가 뛰어 톤당 1만 달러를 넘어섰고, 두바이 원유는 26달러에서 66달러로 치솟는 등 주요 원자재값이 모두 급등세입니다.

철강을 주로 쓰는 자동차와 가전, 선박, 건설 업종 등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생산된 철강 제품이 대기업 위주로 우선 공급돼, 중소 제조업체의 어려움은 더 큽니다.

정부는 대책 마련을 위한 비상회의를 소집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고 내수 위주로 물량을 돌려줄 것 등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철강사들이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 중인데다, 가격 급등 원인이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어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원자재값 강세가 계속될 경우 코로나19에서 겨우 회복하고 있는 수출 기업들은 물론 우리 경제 전체가 인플레이션이 불러올 어려움에 봉착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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