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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판 없애고 훼손…수사 의뢰하며 진흙탕 싸움

<앵커>

국내 주류업계 1위를 다투는 두 회사가 서로 상대방의 홍보물을 훼손하고 또 무단으로 뜯어내는 장면이 CCTV에 찍혔습니다. 한쪽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또 다른 쪽이 거기에 맞대응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한지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성남 모란시장의 한 식당 근처 CCTV 영상입니다.

아침 7시, 식당 앞에 선 승합차에서 한 남성이 내리더니 오비맥주의 신제품을 홍보하는 유명 연예인 등신대 광고판을 트렁크에 싣습니다.

차량 조회 결과, 해당 차량은 하이트진로 법인 소유였습니다.

안양 범계역 근처 CCTV의 또 다른 영상입니다.

한 남성은 어딘가에서 떼어온 홍보물을 가득 가져오고, 다른 남성은 업소 외벽에서 무언가를 힘겹게 뜯어냅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LED 홍보물로, 영상 속 남성들은 오비맥주 직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일로 오비맥주가 먼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하이트맥주도 맞대응하겠다며 관련 영상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비맥주 관계자 : 법인차량까지 동원을 한다는 것은 경쟁사가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영업방해 행위를 기획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 : 그동안 했던 영업활동까지 문제 삼는 걸 보면, 위기감에서 오는, 저희에 대한 흠집 내기로 밖에 생각이 안 됩니다.]

경쟁사를 비방하는 선 넘은 마케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타사 홍보물을 자사 홍보물로 덮어버리는, 이른바 '덧방'을 하거나 인터넷과 SNS를 활용해 경쟁사를 모함하기도 합니다.

남양유업은 경쟁사 매일유업에 대해 원색적인 비방 댓글을 조직적으로 남긴 혐의로 회장 등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치킨업계 라이벌 BBQ와 BHC는 7년 동안 20여 건의 소송을 주고받으며 이전투구 중입니다.

가전 맞수인 삼성과 LG전자는 지난해 TV 기술을 놓고 비방전이 가열되자 공정위에 맞신고를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서지영 : 그렇게 전쟁하면서, 불법을 저지르면서 해야 할까 싶어요. 아무도 안 사 먹을 것 같고요. 그럼 더 안 팔리지 않을까요.]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마케팅은 결국 소비자의 불신과 혐오로 이어져 스스로에게도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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