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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다 죽여놓고, 아유"…들개떼 습격에 농가 골머리

<앵커>

요즘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수가 늘면서 여기저기에서 야생화된 들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러 마리가 몰려다니면서 닭과 오리 같은 가축을 잡아먹고, 주민들 안전도 위협하고 있는데, 한주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관광객도 많이 찾는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한 농촌 마을.

논두렁 사이로 어미 들개와 새끼들이 어슬렁거립니다.

3년 전 마을 인근에 1마리뿐이었던 들개가 지금은 12마리로 늘었습니다.

논밭에서 뒷산까지 휘젓고 다니는 데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정상복/안산시 진두길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거… 들개가 사람한테 사나운 거예요. 집 개 같지 않고. 계속 그렇게 되면, 먹을 것 보면 사람한테도 올 수 있지.]

이웃 마을은 들개 무리의 습격으로 닭장에서 닭 보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애지중지 키우던 닭들이 이제는 몇 마리 남지 않았습니다.

[장영실/안산시 고랫부리길 : 원래 13마리 있었는데요. 개가 들어와서 다 죽이고 지금 3마리밖에 없어요. 죽여만 놓고. 아유, 피가 말도 못 하고.]

들개
들개

한 주민이 닭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들개를 직접 포획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규혁/안산시 고랫부리길 : 야생성이 남아 있어서 철사를 이렇게 뜯고 이곳으로 나와요, 이리로. 이게 없으니까 지붕을 타고 이곳으로 기어 넘어와요. 사람들도 피해 안보고, 개들도 불쌍하니까 돌보고 그러는 것뿐이에요.]

버려지고 잃어버린 반려동물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2만 마리가 넘었는데, 그중 개가 73%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대형 유기견일수록 피해와 불안 정도는 더 큽니다.

주민의 고통 호소가 잇따르자 지자체들은 마리당 수십만 원을 주며 포획에 나서고 있습니다.

들개

[박한웅/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경기지회장 : (포획한 다음에는) 얼굴 찍고 몸통 찍고 그래서 15일 동안 공고를 해요. 주인 찾아가라고.]

하지만 반려견 유기가 계속되는 한 애꿎은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키우는 동물을 내다 버리면 최대 3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는데, 처벌 강화와 함께 들개가 집에서 기르는 개와 만나 번식하지 않도록 마당 개 중성화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정용화, 화면제공 : TV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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