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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여든 배우' 박정자의 마지막 '해롤드와 모드'

<앵커>

여든의 연세에도 무대에 올라 연기의 열정을 불태우는 분이 계십니다. 연극 '해롤드와 모드'의 주연이기도 하십니다. 연극 인생 59년 동안 한 해도 쉬지 않고 달려온 배우, 박정자 선생님 초대석에 모셨습니다.

Q.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막 올려…소감은?

[박정자/연극배우 : 첫날은 무대 인사를 공연을 끝나고 나가는데 관객들이 다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하시니까 그냥 그 순간에 막 눈물이 나서. (시작이 참 좋았네요, 그렇죠?) 좋습니다.]

Q. 연극 '해롤드와 모드'…어떤 작품인지?

[박정자/연극배우 : 누구로부터도 주목받지 못하고 또 누구하고도 대화가 되지 않는 19세 해롤드가 어느 날 장례식장, 누가 죽었는지도 모르죠. 팔십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그 팔십 할머니는 이 해롤드한테 자기가 사는 집도 데려가서 보여주고 이야기하고 이 19세의 이야기를 다 들어줘요. 그런데 그 들어준다라는 이야기는 뭐냐면 결국 사랑인 거죠, 관심. 이 19세 해롤드는 정말로 할머니를 처음에는 아주 괴짜 할머니였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좋아하고 마지막에는 결혼을 하겠다고 반지까지 사 가지고 옵니다.]

박정자 연극배우 출연

Q. 18년간 '모드' 역할…극 중 인물과 동년배인데?

[박정자/연극배우 : 저는 모든 걸 많이 내려놓으려고, 제일 노력하는 게 그 지점입니다. 그런데 내려 놓아지더라고요. 이게 젊었을 때는 젊은 대로의 그 쓸데없는 에너지, 힘들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이제는 공연하는 매 순간마다 좀 더 가벼워지자, 좀 더 내려놓자, 욕심 부리지 말자, 있는 그대로. 그랬더니 그게 이번에 관객들한테 그대로 전달이 되는 것 같아요.]

Q. 박정자의 '모드'…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박정자/연극배우 : 제가 해롤드 앤드 모드를 7번째로 그만둔다는 이야기인데 혹 오해들이 생겼어요. 박정자가 그럼 연극 그만두는 거냐, 그건 아닙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제가 확실히 그거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제가 무대 위에서 두 발로 든든하게 서 있을 때까지 저한테 은퇴란 없습니다.]

Q. '해롤드' 역할 후배에게 조언하는 게 있는지?

[박정자/연극배우 : 아니요.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게 이야기하기 전에 본인들이 더 알아서 잘합니다. 다른 무대에서 많이 훈련들을 한 배우들이기도 하고 우선 자세가 참 좋습니다. 연습에 임하는 자세에서부터 또 무대에 올라가서 참 태도들이 아주 좋고요. 또 둘이니까 또 둘이 알게 모르게 경쟁도 하고요.]

박정자 연극배우 출연

Q. 1962년에 연극 시작…연극의 매력은?

[박정자/연극배우 : 당연히 연극은 매력 있죠. 그런데 저는 미련해서…. 그런데 그 미련하다는 게 어떤 때는 저의 가장 큰 장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세상 사는 게 그냥 그렇게 다 똑똑하게 살 필요만은 없다는 생각을 저는 합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또 아주 소처럼 우직한 그런 면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기다리는 거죠.]

Q. '연극'의 의미…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박정자/연극배우 : 숨쉬는 것. 저한테는 공기 같은 거죠.]

박정자 연극배우 출연

Q. 앞으로의 소망이나 바람이 있다면?

[박정자/연극배우 : 우선 건강해야 되겠죠. 그리고 저는 연극만 하기 때문에 사실 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관객의 역할은 연극 그 자체를 완성시켜주는 절대 요소거든요. 그래서 그냥 내가 표 사 가지고 극장에 왔어, 너희들 어떻게 하나 두고 보자, 이게 아니라 관객들이 연극에 같이 참여하는 것, 그리고 라이브, 그것을 그 시간과 그 공간을 충분히 만끽하시면 그분들도 훨씬 더 스릴이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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