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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서 임대료 갈등에 '단수'…산모들 급히 퇴소

<앵커>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이틀 동안 수도 공급이 끊겨 산모와 신생아들이 급히 머물 곳을 찾아 떠나야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밀린 임대료 때문에 건물주와 조리원 측이 갈등을 빚으면서 벌어진 일인데, 피해는 고스란히 갓 태어난 아기와 엄마에게 돌아갔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주 서울 양천구의 한 산후조리원입니다.

신생아실 곳곳에 생수가 가득하고 세탁실에는 빨지 못한 아기 수건과 산모들 옷이 쌓여 있습니다.

전날 아침부터 조리원에 수도 공급이 끊겨 먹는 물은 물론 씻을 물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생수를 사다 신생아들을 씻기고 젖병을 닦아야 했습니다.

산후조리 중인 산모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가기 위해 같은 건물 식당이나 근처 집까지 이동해야 했습니다.

[산모 : 씻는 건 하루 이틀 정도 안 씻어도 돼요. 근데 화장실이 너무 불편한 거예요. 어제 갑자기 추워졌잖아요. 찬바람 맞으면 제일 안 좋다고 알고 있는데 (외출하느라) 지금 몸이 좀 안 좋긴 해요, 몸에 오한이 들고.]

자칫 화재가 났을 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크게 위험할 수 있는 상황.

결국 산모 다섯 명이 산후조리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급히 인근 조리원이나 집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조리원 측은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으로 장기간 임대료가 밀린 상황에서, 건물을 임대한 부동산업체 측이 일방적으로 수도 공급을 끊은 거라고 말합니다.

[조리원장 : (그제도 물이) 잠깐 끊겼었고, 경찰 오고 나니까 바로 풀어주긴 했거든요. 어제 같은 경우는 경찰이 와도 (임대인이) 전화도 안 받고. 수리공이 와서 (물이 안 나오는 건) 단수 (때문)이지 고장이 아니라고.]

반면 부동산업체는 "최근 명도소송에서 이겼지만 조리원 측이 버티고 있다"며 "단수는 고장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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