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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유튜브 유명 무속인 "살고 싶으면 신내림 받으라"…굿값 마련하다 '빚더미'

'그알' 유튜브 유명 무속인 "살고 싶으면 신내림 받으라"…굿값 마련하다 '빚더미'
사람 살리는 굿 아닌, 사람 괴롭히는 굿?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신(神)엄마의 비밀 - 누구를 위한 굿판인가?'라는 부제로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속 유명 무속인들의 실체를 조명했다.

스트레스로 마음의 병을 앓게 된 승리 씨는 답답한 마음에 동영상 플랫폼 속 유명 무속인인 연 씨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연 씨는 승리 씨가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될 운명이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폐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의 목숨까지 위험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에 승리 씨는 연 씨를 신엄마로 받아들이며 그의 아래에서 신내림 굿을 위한 수련을 시작했다. 첫 번째 수련은 바로 자신이 모실 신을 찾는 '명패 찾기'. 이에 연 씨는 승리 씨에게 자갈밭길을 걷게 하거나 물고문에 가까운 찬물 세례를 퍼부었다.

이후에는 퇴마 의식을 한다며 승리 씨의 몸을 묶고 온몸을 찔러댔다. 특히 그의 몸속 귀신을 몰아내겠다며 체중을 실어 승리 씨의 복부를 압박했고, 이때 촬영된 영상을 통해 승리 씨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수련을 마치고 산에서 내려온 승리 씨는 갑작스럽게 하혈했고 이에 병원을 찾았다. 자궁에 문제가 생긴 승리 씨에게 의사는 폭행이나 폭력을 당하지 않았는지 물었고, 결국 승리 씨는 이 일로 수술까지 받게 됐다.

연 씨와 만나 승리 씨와 비슷한 일을 경험한 이들은 여러 명이었다. 각자의 사연으로 연 씨를 만났던 20여 명은 연 씨에게 자신의 신제자가 될 것을 제안받았다. 그리고 연 씨는 이들에게 신굿을 해주겠다며 굿값을 요구했고 이 비용은 1억 원가량이었다. 당장 돈을 구할 수 없었던 제자들은 비용 마련을 위해 연 씨에게 신용카드를 개설해 주거나 중고 차량 대출을 해 돈을 융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마련했다.

그러나 연 씨는 돈을 갚지 않은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연 씨는 "신명을 다 안 찾았으니까 신굿을 못한다. 그리고 내가 신굿 비용을 다 받지도 않았다"라며 "난 이미 다 설명을 했는데 내 방식이 싫으면 나한테 오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 원래 이 바닥은 신굿 비용을 다 완불하고 들어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연 씨는 신제자들에게 신궁 수칙에 직접 서명하도록 만들었다. 그가 만든 신궁 수칙은 신굿비는 반드시 완불해야 하며, 어떤 이유에도 환불은 불가하고, 부족한 경우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들이 쓰여있었다. 이를 본 변호사는 "무속인의 권위에 힘을 싣는 정관으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연 씨의 신제자들 중 8명은 연 씨를 고소했다. 이에 연 씨는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무속인이 무속행위를 빙자해 피해자들로부터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사실이 있는지 피해 부분 확인 중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연 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

그렇다면 신제자들은 왜 연 씨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을까. 이에 제자들은 "하라고 하면 무조건 해야 했다. 거스르면 안 되는 것, 그 사람의 말이 곧 신의 말과 같았다"라며 절대적인 존재였던 연 씨에 대해 말했다.

연 씨는 제자들에게 수차례 자신의 말이 곧 법이라 강조했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거나 신내림을 받지 않을 경우 제자 본인이나 가족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겁박했다.

이에 전문가는 "불안을 조장하고 증폭하는 것이다. 불안이 눈덩이처럼 커지니 못 빠져나온다. 불안을 잠식시켜줄 것은 이 사람뿐이라는 생각에 유일한 존재가 된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승리 씨는 "그 사람에게 밉보이면 신굿을 안 해줄까 봐 겁난 것도 있다. 신굿 때문에 있는 거지 돈을 벌려고 있는 게 아니었다. 무당의 길을 가야 하니 굿을 해야 했고 그래서 곁에 있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나같이 자신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거나 아플 수 있다는 이야기에 무당의 길을 선택한 연 씨의 제자들. 이에 무속 전문가들은 "그들이 모두 신의 길을 가야 하는지 굿을 안 받으면 죽을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대질 조사를 받은 연 씨의 제자들과 연 씨. 연 씨의 제자들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자신들이 나섰음을 밝히며 "진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좋은 곳에서 알맞은 도움을 받길 바란다"라고 고소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연 씨는 "내가 제자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부모가 자식이 잘되라고 잔소리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도 서운하고 섭섭한 것이 있지만 참고 있다. 하지만 나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은 끝까지 따지고 밝힐 거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유명세를 또 다른 무속인 용 보살. 그는 자신의 동영상 플랫폼에 자신의 돈을 훔쳐 달아난 한 제자를 언급했다. 그는 자신은 제자를 끔찍이 아꼈으나 제자는 자신을 배신했다며 제자를 향한 악담까지 퍼부었다.

용 보살이 말하는 배신자는 스스로 세상을 떠난 이정희 씨였다. 그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나와 어머니를 불러서 갔다. 그런데 신내림을 받았다며 신당을 차려놓고 있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랬던 동생이 33세 되던 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

이에 정희 씨의 지인은 정희 씨가 어머니와 오빠의 병 때문에 용 보살에게 굿을 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큰 빚이 생긴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정희 씨의 오빠는 동생의 소개로 만난 용 보살이 자신에게도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며 내림굿까지 받게 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신내림 후에도 건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정희 씨는 많은 굿 비용을 혼자 감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희 씨는 용 보살과 어떻게 만났을까? 여기에는 용 보살의 신제자인 백 씨가 연관되어 있었다. 백 씨는 정희 씨의 지인으로 정희 씨보다 먼저 용 보살에게 내림굿을 받은 이였다. 백 씨는 내림굿을 받은 후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 점사를 받을 것을 권했고 그렇게 용 보살과 정희 씨가 만나게 됐고 그 자리에서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

용 보살이 신내림을 권한 이들은 정희 씨뿐만이 아니었다. 이에 제작진은 직접 용 보살을 만나 점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용 보살은 제작진에게 "신줄이 되게 강하다. 신줄이 세다는 건 조상 줄이 세다는 것. 외로운 사주다"라며 "너는 신이 왔어. 모든 병력들이 신병으로 왔어. 신이 와서 신경이 굉장히 예민하다"라고 했다. 그리고 갑자기 오열하더니 그의 아버지를 위한 산제를 지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용 보살은 돈 300만 원이 있냐며 아버지 노잣돈까지 310만 원이 필요하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산제를 올리기 위해 20일 동안 기도를 해야 한다고 부추겼다. 이에 용 보살의 전 제자들은 "기도를 하면 초를 켜는데도 돈이 다 든다. 그러니까 없는 사람은 감당이 안 된다. 없던 귀신도 붙을 상황이 된다"라고 했다.

그리고 용 보살은 대부분 산제와 기도, 그다음은 내림굿을 유도했다. 이에 어떤 이들은 굿을 하기 위해 재산까지 처분하고 빚더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무천문화연구소 소장은 "신내림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 가족들까지 운명이 바뀐다. 정상적인 삶에서 이상한 삶으로 바뀌기 때문에 내림굿을 권할 때는 정말 신중, 또 신중해야 한다"라며 많은 이들에게 내림굿을 부추기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씨의 지인은 용 보살이 굿을 할 수 있게 사채업자까지 소개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과거 용 보살의 한 제자는 "내림굿 할 돈이 없다고 했더니 굿을 그냥 해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림굿을 받을 것을 결정하고 모든 준비를 하는데 굿하기 전에 갑자기 용 보살의 제자 백 씨가 오더니 계좌번호를 대라고 하더라. 백 씨는 내가 용 보살에게 굿 비용을 꿔달라고 했지 않냐면서 일단 돈을 보낼 테니 용 보살에게 보내라고 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두 달 후 백 씨에게서 돈을 언제 갚을 거냐는 독촉 문자가 날아와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에 용 보살과 백 씨는 문제의 제자에게 공짜로 굿을 해주겠다고 한 적이 없으며 그가 원해서 돈을 빌려준 것이라 주장했다.

이정희 씨의 지인은 용 보살에게 줄 돈이 있어 이를 정리하려 하니 이정희 씨와 차용증을 쓰게 했다고 했다. 이에 또 다른 용 보살의 제자는 "돈을 받기 힘드니까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거다"라고 했다.

갈수록 빚은 쌓여가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굿을 해야 했던 정희 씨. 이에 지인들에게 굿을 하라는 제안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굿할 형편이 안 되면 돈을 빌려주겠다고 했으나,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했던 것. 늘어가는 빚 때문에 괴로웠던 정희 씨는 용 보살의 돈을 들고 자취를 감추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무속인들. 현재 무속 관련 채널은 500개 이상이고,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미디어로 무속인들을 접하는 이들이 늘고 있었다.

전문가는 "미디어를 통해 신뢰를 우선적으로 갖게 되는 구조다. 의심이 아닌 신뢰를 갖는 이들 앞에서 무속인은 이미 주도권을 갖고 있고 답을 얻으려는 자들에게 무속인은 절대적인 존재가 된다"라며 이러한 심리를 악용한 사례들이 생길 수 있음을 경고했다. 또한 이러한 무속인들을 노출시키는 미디어는 무속인의 PR 수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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