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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주고 떠난 정진석 추기경…"늘 행복하세요"

<앵커>

어젯(27일)밤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을 추모하는 물결이 오늘(28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정진석 추기경은 평생 청빈한 삶을 살면서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데에는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늘 행복하세요"라는 마지막 기도를 남기고 떠난 정 추기경의 삶을, 김용태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1939년 명동성당에서 첫영성체를 받은 8살 소년은 과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서울대 공과대학에 입학했지만, 6·25전쟁의 참상은 청년 정진석을 과학이 아닌 신학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1961년 사제 서품에 이어 1970년 청주교구장에 임명됩니다.

주교가 된 아들에게 어머니가 바란 것은 같이 찍은 사진 1장이 전부였습니다.

욕심 없던 어머니처럼 정 추기경은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잘 켜지 않았고, 항상 교구 내 식당에서 식사할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추기경이 됐을 때도 애써 자신을 낮췄습니다.

[고 정진석 추기경 (2006년 추기경 서임 직후) : 제 자신의 어떤 점 때문이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세계적으로 차지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에 대해서는 생명윤리를 도외시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스스로는 장기기증 운동에 앞장섰습니다.

[고 정진석 추기경 (2009년) : 신체의 한 부분을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서, 그만큼 생명이 연장되는 것이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이고.]

신자들이 보내준 돈은 모두 기부해 통장에는 800만 원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만,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난 뒤 집필활동에 전념해 저서는 51권이나 남겼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행복하라는 기도였습니다.

[허영엽/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정 추기경은 이제 하늘의 목자가 돼 자신이 첫 세례를 받았던 명동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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