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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처럼" 신신당부…4인 모임 둔갑한 100명 단체관광

<앵커>

최근 봄철을 맞아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서 관광객을 중심으로 코로나 환자도 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주에 단체 관광을 간 사람들이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꼼수를 쓴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차를 나눠타고 이동하는가 하면,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하고 다 같이 식당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제보 내용,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 중문관광단지의 음식점 앞.

승합차에서 승객들이 내리자, 연이어 다른 승합차가 도착합니다.

바다가 보이는 뷔페식당 안에서는 식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손님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줄지어 요트에 올라탑니다.

약 1시간의 운항을 마친 요트에서는 거리두기를 찾아보기 힘들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군데군데 눈에 띕니다.

몰래 단체 여행

손님들은 곧바로 뷔페식당으로 향하는데, 취재진이 들어가려 하자 예약이 다 찼다며 막아섭니다.

[여행사 직원 : 단체 피로연 예약이 돼 있어서요. 예약이 지금 불가합니다. 자리가 아예 없어요.]

시청 단속반과 함께 들어가 봤습니다.

80명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피로연 행사라고 했는데 연회를 연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몰래 단체 여행

단속이 시작되자 슬그머니 식당 밖으로 빠져나가는 손님들, 예약 기록을 보여달라고 하자 직원은 핑계만 댑니다.

[식당 직원 : 예약자 명단 다 있어요. 다 있는데, 직원들이 다 퇴근해버렸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드릴게요.]

4명씩 총 80명이 각각 따로 예약했고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합니다.

[식당 직원 : (전혀 다 모르는 분들이에요?) 네. 전부 다 4인씩 해서, 4인씩 다 개별적으로 예약을 받았고요.]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예약 내역에는 한 여행사가 '100명'을 단체로 예약했고 '다른 손님은 받지 마세요'라는 기록까지 남아 있습니다.

식당에서는 QR 체크인이나 명부를 작성해야 하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여행사는 단체 관광인 걸 들키지 않으려고 전세버스가 아닌 승합차로 이동하고, 시간차를 두고 식당에 입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단체 관광'을 진행한 겁니다.

다음날 이 여행사에 단체 예약 문의를 해 봤더니 서로 모르는 척해야 한다는 걸 거듭 강조합니다.

[여행사 직원 : 007 작전처럼 정말 긴밀하게 서로 대상자분들하고 단체 카톡 하면서 주의사항 같은 것 서로가 협력을 잘 하셔야 돼요.]

시청은 방역수칙 위반으로 식당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여행사에 대한 조사도 벌일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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