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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먹여 주고 재워 줄게"…가출하자 돌변한 '헬퍼'

<앵커>

가출한 청소년들이 갈 곳 없어 헤맬 때, 먹여주고 재워주겠다며 손 내미는 이들을 요즘 '헬퍼'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어른들도 적지 않은데, 얼마 전에는 가출한 여중생을 돕겠다던 40대 남성이 학생을 성폭행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15살 딸을 두고 있는 A 씨.

지난달 28일, 가출했던 딸이 돌아와 기뻤던 것도 잠시, 곧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보호해주겠다며 접근한 40대 남성이 딸을 성폭행한 겁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내가 보호해줄 수 있다, 숙식 제공도 해주고 용돈도 주고 할 수 있다. 이리로 와라….]

이 남성은 헬퍼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SNS를 통해 접근했습니다.

피해 학생이 가출을 주저하자 가출 학생들의 고충을 안다는 등의 말을 쏟아내며 몇 달 동안 구슬렸습니다.

자신 소유의 비어 있는 원룸에 머물다간 여학생이 있다며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되게 편했대요. 자기 말도 되게 이해를 해주고, 밥도 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거기에 계속 있는 것도 아니고 왔다 갔다 한대요.]

하지만 피해 학생이 가출해 원룸에 머무르는 동안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학생이 도망친 뒤 가족의 신고로 체포되기 직전까지 계속 연락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집에 들어온 날도 연락이 왔었다고 했었어요. 어디 갔냐고. 체포 전날 연락이 왔었어요. 저희 아이가 더 이상 얘기도 안 하고 하니까 저희 아이 이름만 부르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저희 아이는 바깥에 나갈 때 불안해서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계속 그 거리를 다녀야 하고 하는데…. 아이한테 그래요, 우리는 그냥 나쁜 꿈꿨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자고….]

경찰은 피해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벌인 뒤 다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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