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과 다르게 보고서 왜곡"…의도적 유출?

<앵커>

보고서에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김학의 전 차관 말고도 법조계 여러 사람을 접대했다는 의혹도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건지 꼼꼼히 살펴보면 과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수준인지 의아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어서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윤중천 씨가 윤석열 전 총장을 언급한 내용은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면담 보고서에 등장합니다.

윤석열 검사장을 임 모 씨의 소개로 알게 됐다, 별장에 온 적 있는 거 같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윤중천 씨 조사에 참여했던 B 검사는 윤 씨의 실제 진술과 보고서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이 검사가 먼저 윤 씨에게 '윤 전 총장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봤고, 윤 씨는 처음에는 '윤석열은 관계없다'고 답하다가 '나중엔 별장에 온 것도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도 윤 씨는 보고서에 적힌 자신의 진술 내용을 부인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 일간지는 이규원 검사의 면담 보고서 등을 근거로 윤석열 전 총장 접대 의혹을 기사화했습니다.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골프 접대 의혹도 비슷합니다.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보고서엔 윤 전 고검장이 골프장에 왔다고 윤 씨가 진술하지만, 이 면담을 녹음한 파일에는 윤 전 고검장의 골프장 방문에 대한 진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한 방송사는 윤 전 고검장의 접대 의혹을 보도했고 1심에서 일부 패소했습니다.

조사를 받은 사람의 흐릿한 기억, 또는 번복한 진술 조차 기정사실처럼 적시됐고 이 내용 그대로 언론에 보도된 셈입니다.

결국 이규원 검사는 면담 보고서 내용을 왜곡해서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고발돼 공수처로 이첩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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