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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갈등 키운 '거리가게'…상생 묘안은?

<앵커>

서울시가 노점상과 주변 상인들과의 갈등을 풀어보고자 '거리가게 허가제'를 도입했습니다. 노점상에게 별도 공간을 마련해주고 또 사람들이 길을 걸을 때도 불편하지 않도록 한 것인데, 이 제도가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결책은 없는 것인지, 이호건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청량리역 앞 보도. 노점상들로 빼곡해 사람이 지나다니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근처 상가 앞 보도 역시 노점상들이 점령했습니다.

인근 상인들과 마찰이 반복되자 동대문구는 2016년 노점상들을 합법화하고 질서 있게 장사할 수 있도록 하는 '거리가게 허가제'를 도입했습니다.

노점상마다 작은 점포를 만들어주는 방식인데, 주변 상인들은 강력히 반발합니다.

노점상이 더 몰린다는 것입니다.

서울 거리상점

[이창정/상가 회장 : 처음에는 10개 미만으로 있다가 매년 늘고 는 게 몇 개가 늘어났느냐 하면 19개까지 늘어버렸어요.]

한 상가 상인들은 상가 앞에 철제 울타리를 쳐 거리가게 설치를 막았습니다.

그러자 구청은 상가 앞 도로의 차로 하나를 없애고 그 자리에 거리가게가 들어설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길을 돌아가야 하는 시민들은 불만입니다.

[시민 : 그냥 뚫려 있는 줄 알고 여기까지 왔다가 막혀서 저쪽으로 가서 다시 돌아갔어. 불편하죠.]

청량리역 근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노점상-아파트 입주 예정자 : 이런 걸 뭐하러 하냐고? 뭘 알아? 여기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느냐고? 가만있어봐! 당신이 여기 입주자 주민 대표야?]

바로 앞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노점상 철거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황인규/입주 예정자 대표 : 거리가게라는 걸 해 놓으면 저희도 처음엔 깨끗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숨 막힐 정도로… 유모차도 하나 끌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다니기 어려운 거리가 돼버렸습니다.]

[노점상 : 삶의 터전인데 여기 어떻게 그냥 가. 나가서 굶어 죽으나 여기서 맞아 죽으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상생의 묘안을 찾은 곳도 있습니다.

서대문구는 신촌 기차역 앞 공터를 활용해 이대 앞에 난립하던 노점상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특색있는 디자인의 컨테이너 건축물을 만들고, 청년 노점상을 적극 받아들여 지역 명소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동대문 거리가게는 점용료를 내야 하는데, 이것을 주민들을 위해 쓰는 것도 타협안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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