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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페셜리스트] 보람이 엄마 DNA 결과, 중요한 건 '99'

지금 보는 이 사람, 구미 3세 여아 보람이 사망 사건의 피의자 석 씨입니다.

원래 이 사건은 석 씨의 딸이 저지른 아동학대 사망 사건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DNA 조사 결과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보람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 씨가 알고 보니 진짜 엄마였다는 겁니다.

석 씨는 보람이를 낳은 적이 없다며 DNA 검사 결과까지도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경찰은 DNA 결과가 99.9999% 일치한다면서도 100%라고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검사가 틀렸을 수 있다는 걸까요? 그 의미를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 100%라고 왜 말 못하나?

이게 여러분 몸속에 있는 염색체의 모습입니다.

염색체를 실타래처럼 풀어보면 그 속에는 DNA가 들어있습니다. DNA는 네 가지의 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 아데닌, 티민, 시토신, 구아닌인데 이름이 어려우니까 A, T, C, G 이렇게 약자로 쓰겠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같은 형태가 반복되는 반복 구간이 존재합니다.

여기서도 AGAT가 5번 반복되죠, 이 반복되는 횟수가 사람마다 달라서 반복 횟수로 누구의 DNA인지 구별하는 겁니다.

중요한 건 DNA는 물려받는 거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 반복 횟수가 똑같습니다. 딸이 5번 반복됐다면 엄마도 5번 반복되는 것이죠.

정구희 기자 더스페셜리스트

그런데 다른 사람도 우연히 5번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10곳~20곳 정도 하게 됩니다. 우리 국과수 같은 경우에는 23군데를 검사합니다.

이제는 친자 확인표를 이용해서 좀 더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반복 횟수가 이렇게 써 있습니다.

하나는 엄마한테서 하나는 아빠한테서 물려받아서 숫자가 2개씩인 거고요, 여기 11 같은 경우에는 아빠, 8번 같은 경우에도 아빠한테서 물려받은 걸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친자관계는 이 숫자가 두 곳뿐만 아니라 모든 반복 구간에서 보시는 것처럼 똑같이 나옵니다.

그럼 100%라고 하지 왜 99.9999%라고 할까요?

그건 다른 사람과 우연히도 똑같을 확률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곳이 같을 확률은 3분의 1에서 10분의 1, 적게는 1천 분의 1까지 나옵니다.

좀 더 쉬운 설명을 위해서 한 곳의 확률을 10분의 1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걸 계산해 보면 다른 사람이 우연히 6곳이 모두 같을 확률은 10분의 1 곱하기 10분의 1 곱하기 10분의 1, 100만 분의 1, 즉 0.0001이 나옵니다.

그래서 100%라고 하지 못하고 99.9999%라고 하는 겁니다.

실제로 20곳 넘게 검사하니까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지고요, 다른 사람이 우연히 똑같이 나올 확률은 1억 분의 1까지 낮아집니다.

인구 5천만인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일이라는 거죠, 다른 사람과 우연히 일치할 확률이 0.0001%가 있다고 해서 검사가 틀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건 99라는 숫자입니다.

만약에 DNA가 정말 똑같은 사람이 나타난다고 해도 이 사람과 석 씨의 친모 확률은 99.9999%로 똑같기 때문에 석 씨는 어떤 상황에서도 용의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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