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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폭우 문제없다"…검증도 없이 '장밋빛 보고서'

<앵커>

지난해 11월 한강 위를 날았던 무인 드론택시 기억하시죠. 제조사인 중국 이항에 사기 의혹이 제기되며 주가가 곤두박질쳤고, 국내 투자자들도 큰 손해를 봤습니다. 그런데 중국주재 우리 총영사관이 이 드론 제조사에 대해 장밋빛 보고서를 썼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임태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평일인데 회사 내부는 텅 비었고, 기본적인 설비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2월 미국 투자정보업체가 중국 드론 업체 이항의 제조 능력이 의심된다며 보고서를 내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주당 120달러 넘게 치솟았던 이항 주가는 현재 29달러 선으로까지 폭락한 상태입니다.

이 회사에 6천억 원 넘게 투자했던 이른바 '서학 개미'도 손실을 봤는데, SBS 취재 결과 광저우 주재 우리 총영사관이 이 업체를 방문한 뒤 장밋빛 전망의 동향 보고서를 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최고의 기업으로 손꼽힌다는 찬사와 함께, 자율주행 모드에서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고 태풍과 폭우에도 문제없다는 이항 측 일방적 주장까지 담았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말, 국내 시연 3주 전쯤 작성돼 농식품부 등 관련 부처에 공유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 드론이라고 하면 (보고서가 저희 말고도) 두 군데 쪽에 많이 가거든요.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항공과 그렇게 많이 갑니다.]

총영사관은 "이항 측이 설비 시설 등을 보여주지 않아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검증도 없이 장밋빛 보고서를 낸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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