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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점으로 말하는 이야기 'Black Into Light'

[FunFun 문화현장]

<앵커>

붓으로 그리는 대신 작은 점들을 붙여 이미지를 드러냅니다. 그런데 그 이미지에 대한 해석은 감상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박영훈 특별 초대전, Black Into Light / 23일까지 / 갤러리 마리]

원형의 작은 주황색 점들이 멀리서 보면 바람에 넘실대는 한강의 물결이 됩니다.

주황색 물결은 아득한 상상의 세계로 흘러갑니다.

푸르게 칠해진 캔버스 위에 촘촘히 박힌 푸른 점들이 푸른 물결을 만들어냈습니다.

물결 사이로 빠져드는 상념은 그 푸름만큼 깊어집니다.

컬러 알루미늄을 6가지 크기의 작은 원형으로 잘라 캔버스에 붙이는 지난한 과정은 작가가 선택한 일종의 붓질입니다.

최소 단위의 원자가 모여 물질이 되듯 작은 점들은 이미지로 물리적 변화를 일으킨 것입니다.

[박영훈/작가 : 가까이에서 보면 오롯이 점만 보여집니다. 그런데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면 어떤 이미지나 형태들이 보여지게 되는데 그것을 저는 관계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붉은 캔버스 위의 붉은 점들로 물체의 이미지를 만들어집니다.

두 개의 컵과 그림자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보는지는 관람객의 몫입니다.

[박영훈/작가 : 제가 생각한 거하고 다르게 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왜 그런가 하면 본질만 남겨놓고 나머지를 다 배제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시는데, 그것도 아무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형태와 화려한 색채의 조형물 역시 해석은 관람객들의 영역입니다.

이미지의 절대성을 거부한 채 물질의 본성에 대한 인식의 주관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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