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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광복회…'김원웅 멱살'에 내분 또 수면 위로

바람 잘 날 없는 광복회…'김원웅 멱살'에 내분 또 수면 위로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회원이자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공개석상에서 '멱살잡이'를 당한 일을 계기로 광복회의 내홍이 다시 수면 위로 불거졌습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광복회원인 김임용(69) 씨가 김 회장의 멱살을 잡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김 씨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김붕준(1888∼1950) 선생의 손자입니다.

그는 안론 통화에서 "광복회장이 그간 정관을 무시하고 전횡을 해왔고, 이에 대해 해명하고 시정하라고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날이 다른 날도 아니고 조부가 몸담았던 임정 수립 기념일인데, 김 회장을 보는 순간 (그간 행보에 대한) 뻔뻔함에 울화가 치밀었다"고 멱살을 잡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광복회 이름으로 '최재형 상'을 줬던 일 등을 언급하며 "특정 인사들에게 광복회 이름으로 계속 상을 주는 등의 행위는 광복회 회원들의 뜻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의 '정치 편향'과 단체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돌발행동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김 회장의 처신을 두고 광복회 내에서마저 반대 기류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광복회가 지난 1월 추미애 당시 장관에게 독립운동가인 '최재형 상'을 시상하면서부터입니다.

광복회와 김원웅 회장은 추 장관이 법무장관으로 재임하며 친일파 소유 재산을 국가로 귀속하도록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상벌위원회에서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했습니다.

김원웅 회장이 2019년 6월 취임 후 새로 만든 상 수상자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거나 한때 당적을 보유했던 사람이 상당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로 사회적 논란이 일자 광복회 지회장 일부가 정관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 준수 등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김 회장에게 보내는 등 집단으로 반발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됐고, 집행부는 부랴부랴 긴급 간담회까지 열어 사태 수습에 나서야 했습니다.

잇단 논란에 독립운동 선열들 정신을 보존·계승하고 민족정기 선양사업을 한다는 광복회 활동의 취지마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자신에 대한 반대가 조직적인 것은 아니며 일부 극소수 회원에 국한된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김 회장은 통화에서 "광복회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단합이 잘 돼 있고, 친일청산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존재감을 높였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며 "일부 극소수 (의견이 다른) 몇 명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광복회가 지향하는 친일청산의 길을 가로막을 순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김 회장의 행보를 두고 정치적 중립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도 국가보훈처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광복회는 국가유공자단체 관련 현행법에 따라 독립항쟁계열 단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보훈처 산하 공법단체로 지정돼 있습니다.

공법단체로 지정되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범위 내에서 각 단체의 운영 등에 필요한 보조금을 받아 활동할 수 있습니다.

보훈처장 승인 아래 유공자와 유족의 복지나 단체 운영에 도움이 되는 수익 사업 등의 활동도 가능합니다.

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보훈처에서도 광복회 측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 등이 생기지 않도록 광복회 설립 취지에 맞게 활동해달라고 계속 얘기는 하고 있다"면서도 "김 회장이 광복회 대의원 선거를 통해 선출된 것인 만큼 문제가 있다면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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