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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달째 '페놀 온수'…온수 탱크 인증 허점

<앵커>

물탱크 관리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 하나 더 전해 드리겠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아파트의 온수 탱크에서 몇 달째 몸에 나쁜 화학물질인 페놀이 나와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공사는 인증받은 페인트를 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확인 결과 인증 방법 자체에 구멍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에서 지난해 11월 8개 동 온수 탱크의 내부 코팅 공사를 했습니다.

그 뒤 물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고, 일부 주민은 피부 질환에 시달렸습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물탱크 8개 중 4개에서 많게는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페놀이 검출됐습니다.

[진혜선/아파트 주민 : 아이를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이런 일을 겪었기 때문에 사실 그것도 굉장히 두려워요. 시간이 지난다고 (페놀 농도가) 옅어지는 문제가 아니겠구나.]

업체는 인증받은 페인트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인증 방법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현행 수도용 자재나 제품의 위생 안전 여부를 검사할 때는 페인트 같은 표층용 재료를 23도 정도 수온에서만 시험합니다.

온수 탱크 내 물 온도는 60도 정도인데, 훨씬 낮은 온도 환경에서 인증을 받은 겁니다.

다섯 달째 '페놀 온수' 고통

[환경부 관계자 : 온수 같은 경우는 온도가 높아지다 보니까 물의 성질이 조금 변하잖아요. 기준 같은 게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온수 탱크는 수돗물이 한 번 가열된다는 이유로 정기 수질 검사 대상도 아니어서 수질에 이상이 생겨도 마포 아파트처럼 피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문제를 파악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독고석/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온수에 대한 실험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업체에서) '상온 23도에선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고온 규정은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면 환경부에서 할 말이 없는 거에요.]

페인트 인증 시험 절차를 개선해 온도별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온수 탱크도 일반 물탱크처럼 정기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종우)  

▶ [단독] 물탱크 실링재서 환경호르몬…수질검사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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