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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투표해요?"…장애인 참정권 먼 길

<앵커>

대한민국 유권자라면 누구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에 참여할 권리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투표하는 게 힘들고, 또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임종운 씨.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보조인과 함께 기표소에 입장하다 제지당했습니다.

[임종운/뇌병변·지적장애 1급 : 투표할 때 한 분이 도와줘야 되는데 그 분을 나가라고 해서 저 혼자 투표를 했어요.]

선관위 지침에는 장애로 기표가 어려우면 가족이나 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시각장애인과 신체장애인'으로 대상이 한정되고, 발달장애인은 빠졌습니다.

가족이나 보조인이 대신 기표해 직접투표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임종운/뇌병변·지적장애 1급 : 한 글자는 알고 다른 두 글자는 몰라요. 투표할 때 도와주는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발달장애인을 제외한 지침은 차별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문윤경/한국피플퍼스트 대표 : (인권위로부터) 차별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는데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잘못을 반성하고 우리의 요구를 들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들은 또 이해하기 쉬운 선거 공보물과 투표용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요구하는 투표용지 예시

[김대범/지적장애 2급 : 후보자 이름 옆에 사진이나 당 로고가 들어가면, 투표할 때 힘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 투표용지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요구하는 '그림 투표용지'란 어떤 것일까요.

이렇게 글씨가 빼곡한 선거 투표용지에 발달장애인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끔 후보 얼굴이나 당 로고 등을 넣어달라는 것입니다.

[이승헌/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 :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비장애인도 있겠지만 장애인도 있어요. (그림이) 같이 명시돼 있으면 자기가 그동안 생각했던 후보나 정당을 지지할 수 있겠죠.]

장애와 상관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건 모두에게 참정권을 보장한 헌법의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김용우, 영상편집 : 이승진, CG : 김정은·이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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