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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타자기로 눌러 쓴 기록…'일흔일곱 장의 편지'

[FunFun 문화현장]

<앵커>

오래된 타자기로 쓴 편지들이 전시장 벽에 걸렸습니다. 평범한 일상부터 사회와 시대적 공감까지 매일매일의 의미를 전해줍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조소희 : 일흔일곱장의 편지 /  24일까지 / 비트리 갤러리]

타자기에서 찍혀 나온 글자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내려 바닥에 쌓입니다.

글자들은 직선의 형태로 존재하기도 하고 동그랗게 원형을 만들기도 합니다.

반투명 실크 천으로 된 편지 봉투 안에 타자기로 눌러 찍은 매일매일의 기록들입니다.

프랑스어 성서 구절이 빼곡하기도 하고, 번뇌와 집착이 가득한 삶을 노자의 도덕경으로 돌아보기도 합니다.

최근의 현실은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로 하루를 기록하게 하고 있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미얀마의 현실은 외면할 수 없는 비극입니다.

[조소희/작가 : 작업의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무언인가 하는 태도, 행위. 그 태도가 조형적으로 이렇게 결과물이 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작가가 2013년부터 일기처럼 써온 편지는 1만 장이 넘는데, 어느 시점엔가 익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발송될 예정입니다.

[조소희/작가 : 발신인의 맥락에서 쓰여진 어떤 의미가 수신인의 맥락으로 가는 거잖아요.]

'괜찮다'는 짧은 한 마디가 지치고 힘든 일상에 위안을 주기도 하고 화사한 편지 봉투 속 장밋빛 인생은 삶의 화려한 순간을 꿈꿔보게 해줍니다.

전시되고 있는 77장의 편지는 조형적 아름다움과 함께, 작가가 시간을 엮어내며 구성한 소통과 공감의 과정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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