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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렌즈 속 얼굴로 시대를 기록하다

[FunFun 문화현장]

<앵커>

붓이 아니라 카메라로 그린 사람들, 인물사진의 거장 故 문선호 작가는 렌즈에 비친 얼굴들로 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문선호 사진, 사람을 그리다 / 4월 5일까지 / 인사아트센터]

남향의 툇마루에 앉아 강아지와 함께 하는 여유, 칠순의 오지호 화백 부부입니다.

마른 몸으로 줄기만 남은 나무와 마주한 화가 장욱진, 머리 위에 꽃을 흩뿌리고 이슬람 문양의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천경자 화백, 꾸밈없이 파안대소하는 김기창 화백 등 미술을 전공했던 작가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동료 미술가들을 렌즈에 담았습니다.

구도자의 모습 그대로인 시인 구상, 삶의 본질을 탐구했던 조병화 등 문인들과 함께,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배우 윤정희의 20대 시절과 패기 넘치는 30대 배우 이순재, 또 김혜자와 최불암 등 연예인들까지 문선호 작가는 카메라 앞에선 인물들의 핵심을 끌어냅니다.

[원채윤/가나아트 큐레이터 : 한 시대의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그런 인물들의 사진을 찍음으로써, 사진 자체가 하나의 역사가 되고 나중에 시간이 흘렀을 때 아카이브가 되는 그런 작업들을 사명감을 갖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동네 어귀 눈 쌓인 공터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아이들과 하늘로 뛰어올라 맞붙기 직전의 두 마리 닭은 완벽한 구도 속에 포착한 찰나의 순간입니다.

인도에서 마주친 노인의 강인한 눈빛처럼, 작가는 동시대인들의 삶에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모두 2023년 개관 예정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 기증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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