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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동안 스토킹 당해"…전화번호도 바꿨지만

<앵커>

지난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엄마와 두 딸이 흉기에 찔려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남성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청원에 11만 명 넘게 동의한 가운데, 숨진 큰딸의 친구들은 그 남자가 석 달 동안 집요하게 쫓아다니면서 괴롭혀왔다고 말했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례 내내 빈소를 지킨 큰딸 김 모 씨의 친구들은 안타까운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 싶다며 어렵게 입을 뗐습니다.

남성의 스토킹은 올해 초부터 3개월가량 계속됐다고 말합니다.

[큰딸 친구 : 아파트 동호수 이런 거 알려준 적이 없는데 집 앞에 찾아왔다, 어떻게 하면 안 올 거냐고 빌 정도로 애가 너무 힘들어했고 집에 갈 때마다 돌아서 갔대요, 무서워서.]

하지만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큰딸 친구 : 평소에 엄청 밝고요. 누구 싫어한다 이런 말도 들어본 적이 없고요. 자기가 남을 걱정하면 했지, 걱정 끼치는 걸 워낙 안 좋아할 정도로 사람을 위했던 애라….]

지난달 초 전화번호까지 바꿨다고 했을 때 불행한 일을 막지 못한 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큰딸 다른 친구 : '나 휴대전화 번호 바꿨어'라고 해서 왜 바꿨냐고 물어봤더니 '스토커 붙어서'. 서로 그냥 웃고 넘겼어요. 이게 가장 후회스럽고….]

스토킹 피해자 카톡

몸이 약한 엄마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거뜬히 했던 친구가 왜 이런 끔찍한 일을 당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큰딸 친구 : 아르바이트를 고등학교 때까지 쭉 했고 일을 끊이지 않고 했어요, 정말 열심히 살던 애 거든요.]

무분별한 보도와 잔인한 댓글에는 몸이 떨릴 정도로 화를 참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큰딸 다른 친구 : 전 남자친구다, 뭐 무슨 댓글 보니까 게임 중독자니 뭐니 이런 댓글들이 있더라고요. 보니까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큰딸 친구 : 제발 (틀린 내용이 나간) 기사만 좀 정정이 됐으면 좋겠어요. 억울하게 죽었는데 더 억울하게 보내면 안 되잖아요.]

경찰은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피의자 김 모 씨에 대해 이번 주 중으로 조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범인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사흘 만에 11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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