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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지도로 보는 선거 판세 : 부산

[마부작침] 지도로 보는 선거 판세 : 부산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재보선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의 광역지자체장을 뽑는 만큼 이전보다 더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역대급 규모의 재보선이다. 게다가 내년에 있을 2022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까지 가지고 있어 선거 열기가 뜨겁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지난 선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4월 7일 재보궐선거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공해주는 읍면동 단위의 개표 데이터 10년 치를 활용했다. 지난 <지도로 보는 선거 판세 : 서울>편에 이어서 이번 편에서는 부산 판세를 지도로 살펴 본다. 이번 재보선에서 유심히 봐야 할 지역을 분석했다.
 

● 미래통합당이 압승한 2020년 21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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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선거인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압승한 서울의 결과와 다르게 부산에선 미래통합당의 빨간색이 민주당의 파란색을 압도했다. 부산의 전체 18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차지한 지역구는 단 3석(북구 강서구 갑, 사하구 갑, 남구 을)뿐, 나머지 15석에선 미래통합당이 승리했다.

민주당이 차지한 3석마저도 모두 미래통합당과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 세 구 모두 3% 미만의 격차를 보인 접전지였다. 북구·강서구 갑에서는 2.0%포인트, 남구 을은 1.8%포인트 차였고 사하갑은 0.9%포인트로 가장 격차가 좁았다. 다만 미래통합당이 승리한 지역에서도 일방적으로 보수 여당에게 몰표를 주진 않았다. 조경태 의원과 하태경 의원의 지역구인 사하구 을과 해운대구 갑은 20%포인트 넘는 차이로 압승했지만, 나머지 13곳에서 민주당은 평균 40%가 넘는 득표율을 얻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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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자세하게 동 단위로 살펴보자. 2020년 총선 때의 부산 민심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도다. 화살표의 색은 해당 동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의 정당 색으로 표현했고 크기는 1, 2위 격차를 나타냈다. 격차가 크면 클수록 화살표의 크기가 커지는 식으로 표현했다. 화살표의 방향은 이전 선거보다 득표율이 올랐으면 위쪽 방향으로, 줄어들었으면 아래쪽으로 향한다.

말 그대로 부산 전역에 빨간 바람이 불었다. 직전 선거인 2018년 7회 지방선거 때보다 보수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해준 영향이다. 민주당이 구 단위에서 승리했던 북구·강서구 갑, 사하구 갑, 남구 을 등 일부 지역에서 파란색 바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전체 판세는 미래통합당의 압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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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단위로는 미래통합당이 이겼지만 동 단위에서 민주당을 선택한 지역도 눈에 띈다. 기장군 정관읍에는 2003년 5월 처음 삽을 뜬 정관신도시가 있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2010년 이후부터 진보 정당 지지세가 높아졌다. 2020년 3월 기준 정관읍의 30~40대 비율은 전체 인구의 39.6%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60대 이상 비율은 14.2%에 불과했다. 이는 부산 전체의 세대별 인구 구성과 큰 차이가 있다. 부산 전체 30~40대 비율은 27.8%, 60대 이상은 27.2% 이다. 비록 2018년 7회 지방선거 때보다 진보 표의 비율은 줄어들어 파란 화살표는 아래쪽을 향하고 있지만 꿋꿋이 진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 2018년 7회 지선, 부산 민심의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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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부산 지선 결과 모든 구가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민주당 오거돈 후보와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가 맞붙은 선거다. 오거돈 후보가 부산의 모든 구에서 승리했고, 20%가 넘는 지역도 4곳(강서구, 기장군, 북구, 영도구)이나 됐다. 압승이었다. 이 때는 중도-보수 정파는 바른미래당 후보를 포함해 다자 구도였는데, 그 영향으로 서울에서는 야권 단일화를 가정하면 승패가 뒤바뀌는 구가 있었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서울과 다르게 제3의 후보가 대세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를 포함해 야권 단일화를 가정해도 단일후보가 승리하는 지역은 없었다.

동 단위로 봐도 오거돈 후보 쪽 훈풍이 가득한 걸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총선에선 빨간 바람이 휩쓸었지만 2년 전엔 파란 바람이 가득했다. 물론 파란 바람 사이에도 굳건히 보수 세력을 선택한 동네도 있다. 전통적인 보수 우세 지역인 부산항 근처 원도심에는 빨간 화살표가 일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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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구에서 유일하게 빨간 바람이 분 곳은 선두구동이다. 금정구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진재 - 김세연 부자가 13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8번 중 7번이나 차지한 곳이다. 그만큼 보수세가 강하다. 오거돈 후보가 압승을 했던 2018년에도 선두구동은 금정구 내에서 유일하게 과반 이상의 표를 서병수 후보에게 던졌다. 선두구동의 인구 구성을 살펴보자. 2018년 선거 직전 5월 기준으로 60대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38.9%로 고령층이 상당히 많다. 부산 전체의 60대 이상 비율은 24.7%로 선두구동과는 15%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
 

● 지난 10년의 진보 강세 지역은 어디?

최근 10년의 선거 데이터로 범위를 넓혀보자. 지난 10년간 부산의 어느 지역이 전통의 진보, 보수 강세 지역은 어디일까? 서울과 같은 방식으로 진보 강세 지역은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득표율이 높은 곳, 보수 강세 지역은 제1야당(미래통합당, 자유한국당 포함)의 득표율이 높은 곳으로 파악했다. 구 단위로 집계가 가능한 3번의 지방선거(5회, 6회, 7회)와 1번의 대통령선거(19대)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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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진보 후보가 큰 차이로 이긴 구를 살펴보자. 2010년에 있던 5회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가 민주당의 김정길 후보를 꺾고 모든 구에서 승리했다. 2014년부터 진보 후보를 선택한 구가 등장하는데,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승리한 6회 지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오거돈 후보를 선택한 곳은 단 5곳(강서구, 기장군, 북구, 사상구, 연제구)뿐이었다.

이 5곳은 이후 19대 대선, 7회 지방선거에서도 연달아 진보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강서구, 기장군, 북구는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나란히 40% 이상의 지지를 보내 10%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넉넉한 승리를 안겼다. 7회 지방선거에서도 3구는 평균 58.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오거돈 후보를 지지했다.
 

● 부산 원도심의 보수 사랑… 격전지는 사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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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근처의 원도심 지역은 위에서 언급했듯 대표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다. 2010년, 허남식 후보가 모든 구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 중구, 동구, 서구는 특히나 더 큰 차이로 이겼다. 세 구 평균 허남식 후보가 21.3%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6회 지방선거에서도 이 기조는 이어진다. 1.4%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서병수 후보가 당선됐던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중구, 동구, 서구는 10%포인트 넘는 표차로 서병수 후보에게 승리를 안겼다. 19대 대선에서도 중구, 동구, 서구는 홍준표 후보를 선택했고, 이 3곳 말고 보수 후보가 승리한 지역은 부산 내에는 없었다.

가장 격차가 나지 않았던 지역은 부산의 사상이었다. 부산의 16개의 행정구역(15개의 구와, 1개의 군)에서 지난 10년의 선거 중 2번 이상 3%포인트 이내로 접전이었던 곳은 사상구가 유일했다. 5회 지방선거에서 모든 구가 허남식 후보를 선택했을 때에도 사상구는 2.9%포인트 차 격전지였고, 6회 지방선거에서도 오거돈 후보와 서병수 후보의 격차는 단 1.5%포인트 차이. 최근 선거에 들어서면서 진보가 크게 승리했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장제원 의원을 연속해서 선택했다.

취재 : 유덕기, 배여운, 안혜민 디자인 : 안준석 인턴 : 이수민,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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