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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좌초 선박 부양 '안간힘'…뱃머리 쪽 준설에 집중

수에즈 운하 좌초 선박 부양 '안간힘'…뱃머리 쪽 준설에 집중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엿새째 가로막고 있는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를 수로에서 꺼내기 위한 작업이 일요일인 28일(현지시간) 밤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준설과 예인만으로 사고처리를 진행해온 운하 관리 당국은 배에 실려있는 컨테이너 등 화물을 내리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선박의 뱃머리가 박혀있던 제방에서 총 2만7천 ㎥의 모래와 흙을 퍼내고, 18m 깊이까지 굴착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예인선이 진입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선박의 선수 쪽 제방을 넓게 파내는 한편, 배를 물에 띄우기 위해 굴착작업을 하고 있다고 SCA는 설명했습니다.

'에버 기븐'호의 방향타가 다시 움직이고, 프로펠러도 돌아가는 한편, 뱃머리 아래에 물이 고이는 등 주말 작업으로 인해 일정 정도 상황이 나아졌다고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설명했습니다.

사고 선박의 기술관리 회사인 버나드 슐테 선박관리(BSM)는 추가로 투입된 2대의 대형 예인선이 이날 밤 선체 부양 작업에 합류한다고 전했습니다.

BSM은 "예인선들이 안전하게 자리를 잡으면 오늘 저녁 컨테이너선을 물에 띄우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토양 전문가들이 현장에 있으며, 추가 준설기 역시 30일까지 도착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컨테이너선 뱃머리 부분에서 진행되는 준설작업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선박 뱃머리 밑에서 큰 바위덩어리가 발견돼 작업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선박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예인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SCA는 이날과 다음날 만조를 이용해 배를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준설과 예인으로 선체를 물에 띄우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배에 실린 화물의 일부를 내려 배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에 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SCA와 구난업체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는 크레인을 이용해 선체에 실린 컨테이너 중 일부를 하역하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화물 하역은 월요일 이전에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습니다.

'에버 기븐'호에는 현재 1만8천300개의 컨테이너가 실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라비 청장은 화물 하역이 필요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만약 전략을 변경한다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고 선박 처리가 지연돼 엿새째 물길이 막히면서 운하를 이용하기 위해 대기 중인 선박 수는 369척으로 늘었습니다.

수십 척의 컨테이너선을 포함해 벌크선과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이 대기 중입니다.

SCA는 이번에 영향을 받은 선박들에 통행료를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비 청장은 그러나 조사 결과 운하 측은 이번 사고에 책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선사들은 대체 노선으로 배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이미 선박 15척의 항로를 바꿨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거치는 시간이 수에즈 운하에서 줄을 서 대기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희망봉을 경유할 경우 노선 거리가 약 6천 마일(약 9천650㎞)이 늘어남에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입니다.

2위 선사인 MSC도 최소 11척의 항로를 희망봉 경유로 돌리고 최소 2건의 선박을 돌려보냈다면서 "사고로 인해 항해 취소 사례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수에즈운하관리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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