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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반려동물 접종 후,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이학범 | 수의사. 수의학 전문 신문 『데일리벳』 창간

[인-잇] 반려동물 접종 후, 반드시 지켜야 할 것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이다. 백신 접종은 접수·예진표 작성→이동·대기→예진→접종→접종 후 관찰(접종 후 대기)→퇴실 순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수의학을 공부한 사람 입장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접종 후 관찰(대기)'이다. 백신 접종 후 15~30분 정도 의료기관에 머무는 것인데, 아나필락시스 등 백신 접종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곧바로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아나필락시스는 항원-항체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일종의 알러지 증상이다. 백신 접종은 우리 몸에 새로운 물질(항원)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우리 몸이 스스로 방어능력(항체)을 갖도록 하는 예방법인데, 면역 반응의 부작용으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심박수 증가, 기도 협착, 호흡 곤란, 피부 발진 등이며 대표적인 증상인데, 곧바로 대응하지 못하면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백신 부작용에 따른 사망'의 상당수가 아나필락시스 쇼크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할지 안 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환자가 의료기관에 있다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기도를 확보할 수 있고, 응급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반면 환자가 백신 접종을 하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버리면 아나필락시스 발생 후 병원으로 오는 사이에 환자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백신 접종 후 15~30분 정도 의료기관에서 대기하면서 '예방 골든 아워'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이 절차가 없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도 백신을 접종한다. 어릴 때 기본 예방접종을 하고정기적으로 추가 예방접종을 받는다.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는 '광견병'의 경우 법적 의무사항이므로 개, 고양이에게 꼭 맞춰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반려동물도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백신 접종 후 쇼크로 사망하는 반려동물이 종종 있다. 때문에 반려동물 예방접종의 경우에도 동물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한 뒤 일정 시간 병원에서 대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반려동물의 예방접종 문화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예방접종 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동물병원에서 15~30분 정도 대기했다가 돌아가는 문화 말이다.

예방접종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은 것도 있다. 주사기와 백신을 직접 구입해 집에서 반려동물에게 주사하는 것이다. 동물병원에 가는 비용을 아껴보려고 벌이는 일 같은데 단순히 불법일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다. 혹시나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곧바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반려동물 백신 접종은 꼭 동물병원에서 받고 접종 후에는 병원에서 충분히 대기하다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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