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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청년들 "결혼 · 출산 꼭 해야 하나요?"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5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지난 주말에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 그 결과 보니까 결혼하지 않겠다는 청년들이 더 많이 늘었어요.

<기자>

19살에서 34살 사이의 청년들 6천여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해봤습니다.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한 청년들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남자는 52%, 여자는 57%나 됐습니다. 결혼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답도 꽤 많았는데요, 남자는 11%였는데, 여자는 여기에 두 배가 넘는 24%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결혼을 망설이거나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뭘까요? 남자들은 가족의 생계와 결혼 비용이 부담된다는 답변이 43%나 됐고요.

반면에 여성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과 전통적 가족 문화와 가족 관계에 부담을 느낀다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관계에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청년들도 꽤 있었습니다.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인한 내 집 마련의 중압감, 또 LH 사건 등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또 시댁에 대한 부담도 결혼을 꺼리게 하는 이유였습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지만 특히 여성들이 좀 더 많네요. 출산 관련돼서는 여성들이 조금 더 부정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는 어땠습니까?

<기자>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비율도 여성들이 좀 더 높았습니다. 아이를 꼭 갖겠다는 남성들은 그래도 3명 중 1명은 됐는데요, 여성들은 5명 중 1명 꼴이었습니다.

게다가 여성들의 40% 이상이 아예 출산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출산율 저하는 '합계 출산율'로도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걸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데요, 작년 우리나라는 0.84명입니다.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0명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성 1명이 아이 둘은 낳아야 인구가 유지되는데 이것보다 훨씬 낮은 숫자죠. 한 세대가 지나면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더욱더 명확한데요,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84명, 미국은 1.73명입니다. 가까운 일본도 1.42명은 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란 말이에요. 그 이유가 뭡니까?

<기자>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아야 정책에도 반영이 되겠죠. 자녀 양육과 교육 비용이 부담된다는 이유를 남성들은 첫 번째, 여성들은 두 번째로 많이 꼽았습니다.

주목 할만 한 부분은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은 없고, 또 아이의 미래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응답이 꽤 높았는데요, 여성과 남성 모두 30%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자녀에게 매여 살고 싶지 않다는 답변도 10% 이상 나왔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독박 육아가 걱정되고 일에 지장을 받는다는 답변도 14%로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았습니다.

정부가 아이를 낳는다고 약간의 선심성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앵커>

아이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 크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과가 좀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이외에 코로나19 때문에 청년들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고요.

<기자>

남녀 모두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응답이 꽤 많았는데요, 절반을 넘었습니다. 또 가사와 돌봄 시간도 남성과 여성 모두 증가했지만, 여성이 좀 더 늘어났습니다.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자살 충동을 느꼈는지도 물었는데요, 여성은 3명 중 1명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고요. 남성은 19.4%가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우울감과 무력감, 절망감에 대해서는 여성 45.7%가, 그리고 남성은 31.4%가 자주 느낀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여성과 남성 중에 어떤 성별이 더 힘들었다고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고요. 우리나라 청년들이 어느 때보다 깊은 우울과 고립감을 느끼고 있고,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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