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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에…호텔 문 닫고, 전시장 텅 비었다

<앵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호텔업, 또 전시·컨벤션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지요, 두 사업 모두, 고부가가치 산업이고 고용 효과가 큰 산업들이어서 업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고민이 큽니다.

먼저 이성훈 기자 리포트 보시고,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서울 명동의 한 4성급 호텔에 이달 1일부터 두 달 동안 휴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국내 최초의 민자 호텔인 사보이 호텔도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휴업 호텔 관계자 : 관광호텔이라 저희들은 전부 그냥 거의 다 외국인들만 받았거든요. 근데 외국인들이 안 들어오니까 아예 딱 닫혀 버린 거죠.]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무려 85% 줄어 한 달 평균 관광객은 중국인 340명, 일본인은 42명에 불과했습니다.

2년 전 휴업 호텔은 9곳이었지만, 지난해 49곳으로 늘었고 올해 벌써 26곳 추가됐습니다.

극심한 경영난에 아예 영업을 종료한 호텔도 53곳, 서울 강남의 5성급 호텔인 르메르디앙 서울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도 폐업했습니다.

[폐업 호텔 관계자 : 직원들이 이제 다 이렇게 그만두고 실업급여 받게 해주고, 뭐 퇴직금 지급하고 위로금 지급하고….]

호텔 산업의 위기에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사람은 바로 노동자들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호텔업 종사자 4명 가운데 1명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각설이 돌고 있는 한 특급호텔 직원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원호준/밀레니엄 힐튼 서울 조리사 : 만약에 매각이 되고 나가게 된다면 과연 내가 뭘 해야 되지. 진짜 요새 뭐 치킨집을 해야 되나. 솔직히 잠도 잘 오지 않는 심정입니다.]

대규모 전시회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른바 '마이스 산업'도 사정이 같습니다.

과거 전시회에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리고 기업들이 활기차게 판로를 개척하던 모습은 이제 찾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시회에 치명적입니다.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16㎡에 1명으로 입장을 제한하는데, 1만 제곱미터 전시장이라면 단 625명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보통 500개 안팎 업체가 참여하는 걸 고려하면 일반 관람객은 겨우 100여 명 받을 수 있는 겁니다.

[강호연/코엑스 전무 : 전시컨벤션 마이스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매출 70%가 급감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비대면 사회가 불러온 전시회의 근본적 변화입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를 비롯해 대기업들의 신제품 공개 행사까지 속속 온라인에서 치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하는데,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 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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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기자, 어서 오세요. 무엇보다 한두 개 업체가 있던 게 아니라 산업 전체가 고사할 위기에 빠졌다는 게 더 큰 문제잖아요. 무엇보다 여기서 일하는 분들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호텔 산업의 종사자 수는 대략 7만 명 정도로 파악이 되고요, 전시산업에는 약 60만 명이 일하는 거로 지금 파악되고 있습니다.

가족까지 포함하는 그 숫자는 더 늘어나는 겁니다.

마이스산업이 얼어붙으면서 전시장을 디자인하고 부스를 설치하는 업계도 덩달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유급 휴직 그다음에는 무급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해 오다가 결국에는 일자리를 잃은 직원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업계 자체적으로 자구 노력도 계속하고는 있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호텔 같은 경우는 객실에서 침대를 빼고 오피스 공간으로 꾸며서 내놓는 곳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투숙하는 손님은 없지만, 원격 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그 수요를 노린 겁니다.

한 특급 호텔은 할인된 가격에 장박 그러니까 장기 투숙하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고요.

호텔은 대실을 하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고 1박을 하지 않고도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전시업계는 사실 새로운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앵커>

그렇죠. 이런 것들이 임시방편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되기 어렵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그래서 호텔업계는 일단 크게 세 가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선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이 이달 말에 종료가 되는데 이걸 조금 연장해 달라 이런 거고요.

재산세도 감면해달라는 그런 입장입니다.

방역 우수국가끼리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도 도입해달라고 하고 있는데 정부도 일단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기는 한데 연내 실정은 불투명합니다.

전시 회계는 집합금지로 이번 손실을 정부가 일부 보상해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관광업계는 외국인 객실 판매가 80% 급감했고 전시업계는 매출이 전년 대비 70% 이상 줄어든 상황입니다.

정부의 직접 지원 확대와 함께 전시장이나 회의 시설의 방역 지침을 현장에 맞게 개선할 수 있을지 검토하는 작업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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