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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마음을 담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앵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공연계에도 서서히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온라인 연주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연을 선보이며 클래식 음악 팬들을 위로한 연주자가 있는데요. 피아니스트 김정원 씨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Q. 클래식 공연계에도 코로나 영향…어땠나?

[김정원/피아니스트 : 코로나 상황이 누구에게나 처음 닥친 일이어서 당황하고 우왕좌왕했을 텐데, 저희는 또 무대에서 관객을 많이 모아놓고 연주를 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죠.]

Q. 해외 공연도 많이 취소됐을 텐데? 

[김정원/피아니스트 : 저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작년에 잡혀 있었던 스케줄들이 이탈리아, 영국, 독일, 이런 유럽 국가들이 주로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 연기 혹은 취소가 되었고요. 사실 공연이라는 게 저희가 한 번 준비하는데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연을 준비했다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준비를 끝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했다가 한 주 전 혹은 며칠 전에 취소 통보를 받고. 그러면 또 이제 접고 다음 공연 준비를 또 한두 달 했다가 또 임박해서 취소 통보받고, 이것이 반복되니까 굉장히 심신이 아주 지치고 힘든 상태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Q. 관객 없는 온라인 공연…느낌이 어땠는지?

[김정원/피아니스트 : 사실 처음 온라인 공연을 했을 때는 방송이나 레코딩 경험이 있기 때문에 청중 없이 연주를 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빈 객석에 인사를 하고 박수 소리 대신에 적막함이 되돌아왔을 때, 굉장히 긴장이 되고, 외롭고 그리고 연주하면서 청중들과의 호흡 순환이 없다는 게 그렇게 큰 지장이 될 줄 몰랐어요. 그래서 또 그때 객석을 메우고 앉아 계신 청중들의 소중함도 깨닫는 계기가 됐고요. 그렇지만 사실 그 이후에 온라인이 조금 더 생활화되면서 차차 적응도 해나갔고, 나중에는 카메라 뒤에 있는, 랜선을 통해서 만나고 있는, 실시간 접속하고 있는 청중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심리적인 위로가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됐고요. 어찌 보면 이런 문명이 발달한 상태에서 우리가 이런 힘든 일을 겪고 있어서 그나마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나출]마음을 담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Q. 캐나다 클래식 평론가의 극찬…기분 어땠나?

[김정원/피아니스트 : 사실 제 음반이지만 잊고 있었던 음반이고요. 한 15년 전의 음반인데, 쇼팽의 24개 에튀드 연습 곡 전곡 음반입니다. 소식을 듣고 굉장히 큰 선물이었고요. 사실 저희 연주자들한테 무대라는 것은 굉장히 열심히 준비해서 또 시간과 함께 사라져 버리니까 때로는 허탈한 마음도 있는데, 음반이라는 게 그 어떤 기록이고 제 삶의 기록이라는 의미도 개인적으로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15년이나 지난 음반을 뒤늦게 듣고 이렇게 찬사를 보내주시니까 레코딩에 대한 가치나 의미가 새롭게 느껴졌고요.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음반을, 물론 무대에도 서지만 또 남기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출]마음을 담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Q.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5번 앨범…발매 사연은?

[김정원/피아니스트 : 사실 그 작업도 저한테 굉장히 잊을 수 없는 일인데요. 라흐마니노프가 원래 피아노 협주곡을 4개를 썼습니다. 그래서 5번이라는 곡은 원래 실제 존재했던 곡은 아니고 라흐마니노프가 오케스트라만을 위해서 쓴 교향곡 2번을 가지고 사후에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형태로 편곡을 한 작품입니다. 그때 참 운이 좋게 중요한 작업을 맡게 돼서 런던 심포니와 같이 영국의 에비오드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했고요. 음판도 남아 있어서 저한테는 아주 기억에 남는 작업입니다.]

[나출]마음을 담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Q. 대중음악가와의 작업…어떤 상승 효과 얻나?

[김정원/피아니스트 : 사실 많은 분들이 거기에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장르의 벽을 넘는 크로스오버라든지 이런 개념이라기보다는… 저에겐 둘 다 20년이 넘는 오랜 친구들이라.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이 친구들과 만나면 가장 즐거운 놀이가 앙상블이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만나면 집에서 한잔하면서 피아노 치고 노래 부르며 노는데 우리의 즐거움을 무대로 옮겨서 청중들과 함께 나눠보자라는 뜻에서 시작을 했던 작업이고요. 그런데 사실 장르가 달라도 그 음악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어떤 진지함이나 치열함은 서로에게 늘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데뷔 20년 차…연주자로서의 소망이 있다면?

[김정원/피아니스트 : 사실 연주라는 작업은 어쩔 수 없이 기능적인 부분이 있어서 시간이 흐르면 손가락이 좀 느려진다거나 아니면 체력적으로 예전보다는 조금 더 힘들어진다거나 하는 노화로 오는 퇴보는 감수해야 되는 것 같지만, 육체적인 퇴행과는 반대로 나이 들어가면서 또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경험들로 얻는 연륜이라는 게 있어서, 나이 들어가면서 제가 생각할 때는 30대 때와는 다른, 모르는 것들을 계속 배워가고 있고 어떤 면으로는 발전해가고 있어서 한 음악가가 나이 들어가면서 음악이 어떻게 또 달라지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를 좀 관심 있게 봐주시면 참 감사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요. 건강 관리 잘해서 오랫동안 연주하는 게 제 큰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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