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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될까 봐 검사 무서워"…어느 이주노동자의 죽음

<앵커>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 코로나 감염이 확산하기도 했습니다.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감염 위험이 높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신분이 드러나 추방될까 봐 검사를 꺼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숨진 뒤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정반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말 경기도 양주에서는 나이지리아 출신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곳이 나이지리아 노동자가 홀로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양주의 주택가입니다.

최근 감기 증상이 있었다는 유족들 이야기에 검사를 진행했더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공장 직원에 대한 전수 검사가 이뤄졌고 2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숨진 나이지리아 남성은 미등록 신분이었습니다.

때문에 열이 나는 데도 병원을 찾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웃 주민 : 집에 전화를 한 모양이야. '나 머리 아파 열나' 그랬다고. 아, 그럼 코로나구나.]

미등록 외국인이 코로나 검사를 피하지 않도록 일부 지자체는 신분 확인 없이 무료로 검사를 해줍니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네카 (가명)/미등록 이주민 : 비자도 없고 보험도 없어요. (검사를 받았다가) 양성이 나오면 아프리카로 보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많은 이주민들은 검사받으러 가는 걸 매우 두려워해요.]

코로나 영향으로 미등록 외국인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20%에 육박합니다.

그만큼 방역 사각지대가 늘고 있는 건데, 이들 상당수가 밀접·밀폐·밀집 열악한 거주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 창문을 열 수도 없고 손바닥보다 작은 환풍기만 돌아갑니다.

[비닐하우스 거주 이주 노동자 : (코로나19 감염을) 계속 걱정해요. 밖에 못 가요. 마트만 가고 놀러 못 가요.]

이런 곳에서 십여 명이 함께 생활하기도 합니다.

[김달성 목사/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미등록 노동자들은 신분이 노출될까 봐, 건강보험도 없어 병원에 가거나 선별 진료소에 가길 꺼립니다.]

정부는 최근 열악한 거주 환경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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