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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해야죠"…화마에 공장 잃은 장애인단체 안간힘

"다시 시작해야죠"…화마에 공장 잃은 장애인단체 안간힘
"빨리 공장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 중고기계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다시 시작해봐야죠."

갑작스러운 화재로 1층짜리 공장 1개 동과 생산설비, 원자재 등이 타는 피해를 본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의 윤기상(59) 대표는 3일 담담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전날 오전 10시 16분께 이 단체가 운영하는 인천시 서구 당하동 한 화장지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나 5시간 50분 만에 완전히 꺼졌으나 피해는 컸다.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의 공장 2개 동 중 1개 동 700㎡가 완전히 탔으며 주변 다른 공장 3개 동도 일부 그을리는 등 피해를 봤다.

70대 근로자 A씨가 공장에 있던 물품을 밖으로 꺼내다가 다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불에 탄 공장은 장애인복지단체인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뒤 취약계층을 고용해 운영하던 곳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공장은 중증장애인, 노인, 청년실업자 등 취약계층 45명가량의 일터로, 화장지를 직접 생산해서 조달청 등을 통해 공공기관 등에 판매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휴업이나 재택근무 없이 직원들의 월급을 100% 지급해왔으나 갑작스러운 화재는 공장을 멈추게 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의 재산 피해 규모를 7천600만원으로 추산했으나 윤 대표는 실제 피해액은 15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공장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인데다 원재료인 종이와 화장지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고 완전히 진화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윤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중고 기계를 알아보는 등 조속히 공장 가동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근로자 중 장애인이 상당수라 시간이 지나면 공장 가동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에 윤 대표는 서둘러 복구에 나섰다.

윤 대표는 "지적장애인들은 가르쳤던 것을 금방 잊어버릴 수 있어 그동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휴업하지 않았다"며 "사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 일자리가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늦어도 2주 안에는 생산시설이 돌아갈 수 있게 중고기계와 빈 공장 등을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그동안 국가지원금 없이도 성장해온 것만큼 다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는 2010년 4월 설립됐다.

같은 해 11월 중증장애인 생산품 시설로 지정됐고, 12월에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2013년 8월에는 인천시 최우수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14년 7월에는 고용노동부 장관과 중소기업청장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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