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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실손 보험료 대폭 인상…갈아탈까? 말까?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일)도 김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최근 들어서 실손보험 얘기하는 사람들 많더라고요, 너무 많이 올랐다고, 혹시 김 기자는 실손보험 가입하신 거 있어요? 혹시 오른 거 확인하셨나요?

<기자>

네, 제가 한 달에 2만 3천 원 정도 내고 있었는데요, 얼마 전에 확인했더니 1만 원 이상 올랐더라고요. 저랑 비슷하신 분들 많을 텐데요, 제가 가입한 보험은 2009년에서 2017년에 가입한 일명 2세대 실손입니다. 

이때 가입한 분들이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수의 절반 이상이 되는데, 이미 지난달부터 보험료가 인상됐고 2017년 이후에 3세대 보험에 가입하신 분들도 지난달부터 올랐습니다.

1세대 실손은 4월에 인상될 예정인데요, 자기 부담금이 아예 없는 조건이 제일 좋은 보험이라서 인상률이 더 높아질 걸로 보입니다.

5년 주기로 보험료가 갱신되는 분들은 연도별 인상률을 모두 합하면 이번에 50% 넘게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나이가 많거나 질환이 있다면 보험료는 더 뛸 수 있고요. 보험 업계에서는 2009년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노년층의 경우에는 인상 폭이 100%에 가까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최대 2배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거잖아요, 정말 많이 오르네요. 그런데 이게 가입할 때는 이렇게 많이 오를지 모르고 가입을 하신 분들이 대부분 많잖아요. 그러니까 일단 오르기는 올랐으니까 그 오른 이유부터 좀 알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올랐습니까?

<기자>

네, 이 보험료 인상률이라는 건 업계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기는 한데요, 사실상 금융 당국이 지침을 줍니다. 작년 말에 보험 업계가 금융위원회에 실손 보험료를 20% 이상 올리겠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금융위가 10%까지만 인상하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번에 10% 후반대로 보험료가 올라간 거고요, 이건 1년 인상률이니까 3년마다, 혹은 5년마다 갱신되는 보험을 갖고 계신 분들은 그 사이 인상분이 이번에 한꺼번에 모두 반영이 됩니다.

그래서 50% 넘게 오를 수 있다는 거죠.

보험사는 이렇게 보험료를 많이 올릴 수밖에 없는 건 소비자가 그동안 타 간 보험금이 너무 많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금 손해율, 최근 3년 동안 2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일부 소수 가입자가 과다하게 보험금을 받아 간 것이 큰 원인인데요, 이런 문제 때문에 올해 7월부터는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된다고 합니다.

<앵커>

결국 일부의 비양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비용을 나눠서 내야 하는 그런 상황이군요, 그럼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앞으로 한번 얘기해 볼게요. 김 기자, 우리 얼마 전에 지난달이죠. 4세대 실손보험 한번 소개해 줬잖아요. 그때  김 기자가 전문가들 취재해서 기존에 있는 보험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 이런 조언해 주셨는데 보험금이 이렇게 많이 올랐으니까 좀 상황이 바뀌었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기존 보험과 4세대 실손을 비교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40대 남성을 기준으로 매달 내야 하는 실손 보험료 평균을 내봤습니다.

1세대 보험료는 3만 6천 원이 좀 넘고요, 2세대는 2만 원, 3세대는 1만 2천 원 정도가 됩니다.

반면에 4세대 실손은 약 1만 900원입니다. 1세대와 4세대를 놓고 비교를 하면 1년에 내야 할 보험료가 최대 30만 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4세대는 이 보험료만 내면 되는 게 아니라 할증 기준이 1가지 더 붙습니다.

보험가입자가 비급여 진료, 그러니까 도수치료 같은 걸 많이 받으면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뛰지만, 병원에 덜 가면 보험료를 한 5% 정도 깎아준다고 합니다.

할증 비율에 비해서 할인 비율이 많이 적기는 하죠.

<앵커>

그러면 정리를 해 보면 그래도 기존에 가입한 보험이 있다면 앞으로 나올 4세대 보험 굳이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대부분은 안 바꾸고 가는 게 유리합니다. 최근에 한 소비자단체에서도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기존에 질병이 있어서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가입자들은 갱신보험료가 부담되더라도 계속 유지하는 게 낫다고 합니다.

할증되는 보험료가 할인폭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서 4세대 실손 보험 가입을 아예 거절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 '나는 지금 정말 건강하고 앞으로도 병원에 거의 갈 일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 또 너무 바빠서 비급여 진료 같은 건 받을 일이 없는 분들은 4세대 실손에 가입하셔도 괜찮기는 합니다.

다만, 지금 당장은 보험료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또 언제 어떻게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잖아요. 이런 부분까지 모두 고려하셔서 결정하셔야 합니다.

앞으로도 보험사들이 기존 실손보험료를 계속 인상해서 해지를 유도하고 4세대 보험 가입을 권유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가입자들의 혜택은 점점 줄어드는 셈입니다.

일부 의료 쇼핑을 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1년에 병원을 몇 번 가지도 않는 다수의 선량한 가입자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보험사는 단순하게 보험료 인상으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좀 획기적인 해결책을 내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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