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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현존하는 참전용사를 사진으로 기록하다

사진 작가 라미 현

<앵커>

전 세계를 돌며 6·25 전쟁 UN 참전 용사를 찾아가 사진을 찍고 액자를 제작해 무료로 전달하는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정부에서 이 작가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는데요, 사진작가 라미로 알려진 현효재 씨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초대석] 사진작가 라미 현

Q. 국가보훈처에서 감사패 수여…소감은?

[라미 현/사진작가 : 더 많은 분들 찾아가고 만나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이 하겠다는 의지로 생각하고요. 더 많은 분들이 국가보훈처와 함께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대석] 사진작가 라미 현

Q. 군인 · 참전용사의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라미 현/사진작가 : 일단 시작은 군인부터 했거든요. 그런데 저도 한국에서 군대를 나왔기 때문에 군인과 군에 대해서 좋은 생각이 없었는데, 제가 2014년 정도에 육군 1사단과 홍보 영상을 만들 때 영상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군인들을. 한 80명 인터뷰했었는데 그중 여러 분 중에 28년 군 생활하신 성우경 원사라는 분이 28년 군 생활 동안 GOP에 3년 있었는데, 3년이면 천 일인데 집에 간 날은 200일이 안되신다는 거예요. 저 사람들은 자기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기 인생뿐만 아니라 가족과 희생을 하는데 저 같은 사람들이 그렇게 대우받을 사람이 아니거든요. 되게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제가 가진 재능이 좀 더 저분들에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사진을 찍어드리게 된 거죠.]

Q. 유엔참전용사 사진…본격적으로 찍은 이유는? 

[라미 현/사진작가 : 군복을 쭉 찍고 군복을 전시를 했었는데 우연히 미국에서 오신 살 스칼레토라는 미 참전용사가 전시를 보시고 계시길래 저는 뉴스나 신문에서만 외국계 참전용사를 봤지 (실제로는) 처음 봤거든요. 그런데 복장 입고 계셔서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서 다가가서 인사드린 다음에 한국전 참전용사냐 물어봤더니 눈에서 광채랑 자부심이 가득했거든요. 그래서 궁금했어요. 왜 저 사람들은 남의 나라 와서 참전했는데 저런 자부심이 있을까. 호기심이 생겼고 그런 걸 직접 물어보고 싶었어요. 호기심 하나가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초대석] 사진작가 라미 현

Q. 프로젝트 솔저 KWV…어떤 작업인가?

[라미 현/사진작가 : 프로젝트 솔저는 군인이 참전용사 유니폼을 입고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는 분들을 기록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아카이빙 해서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작업이고요. KWV는 코리아 워 베테랑이라는 뜻입니다.]

Q. 참전용사 기록 작업…지금까지 얼마나 했나?

[라미 현/사진작가 : 4년째고 현재 1,400명 정도 기록했습니다.]

[초대석] 사진작가 라미 현

Q. 참전용사와의 첫 작업…느낌은 어땠는지?

[라미 현/사진작가 : 처음 찾아갔을 때 저도 두려웠거든요. 이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싫어하시지 않을까. 그래서 영국 갔을 때 1시에 미팅이 있어서 사진 찍고 30분 정도만 약속을 잡았는데, 딱 문을 열었을 때 그분의 눈빛이 처음 봤는데 옆집 할아버지였어요. 어, 왔어? 이런 눈빛이었거든요. 원래 30분 미팅이었는데 한 5시간 동안 그분 얘기하셨거든요. 그러면서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고 되고 그분들은 사진 찍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자기가 잊혀진 참전용사라고 생각했던 나라에서 어느 젊은 청년이 찾아와서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대요.]

[초대석] 사진작가 라미 현

Q. 그간 작업 중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

[라미 현/사진작가 : 윌리엄 레버드라는 분인데 이분은 1950년 전투에서 수류탄을 맞아서 오른팔을 잃으셨어요. 그 상태에서 지휘해서 또 한 10시간 싸우시다가 앰뷸런스로 후송하는 도중에 다시 앰뷸런스가 포탄을 맞는 바람에 또 오른 다리를 잃으셨어요. 그래서 같은 날 오른팔, 오른 다리를 잃으시고 미국에서 남북 전쟁 이후 최초로 이중 수족을 달고 군생활을 대령까지 마무리한 유일한 군인이거든요. 그런데 그분이 몸이 다치고 힘들었는데 한국 전쟁이 참전한 거 어땠습니까? 물어봤더니 그분 얘기가 2차 대전은 남을 패배하기 위해서 싸웠으나 한국전쟁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참전했다고 그러세요. 자기는 프로페셔널 솔저로서 한국 전쟁에 참전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준 것뿐이지 너희들은 빚진 게 없다 이렇게 얘기하세요.]

Q. 사비로 비용 충당…어려움 많을 것 같은데?

[라미 현/사진작가 : 힘들어도 다음 한 발짝씩 갈 수 있는 계기가 생기고, 비행기 값과 숙박비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그리고 또 정말 마지막이라 항상 생각하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을 때 또 다른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Q. 본인에게 이 작업은 어떤 의미인지?

[라미 현/사진작가 : 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서 사진이라는 건 뭔가를 찍어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도 되지만 원래 목적은 현시대를 기록해서 다음 시대에 남길 수 있는 하나의 툴이 될 수 있다고 했거든요. 찍다 보니까 이분들을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알리는 게 상당히 중요하고 일단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저분들이 원하는 게 한 가지거든요. 내가 한국전쟁에 싸웠다는 걸 알려다오, 잊지 말아다오. 사진 찍히면 그분들이 기록이 되고 가족이나 누군가 보게 되잖아요. 그게 저분들이 가장 원하시는 거죠.]

[초대석] 사진작가 라미 현

Q. 프로젝트 솔저 KWV 통해 이루고 싶은 목적은?

[라미 현/사진작가 : 일단 프로젝트 솔져 KWV 한국용사 참전용사는 2023년 한국전 정전 70주년까지 계속할 예정이고요. 참전 및 지원국 20여 국을 다 찾아가서 거기 계셨던 참전용사나 아니면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아카이빙 해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 전달할 예정이고요. 2023년 뒤에는 계속 찍겠지만… 사진이나 영상물들을 각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전시를 하면서 이분들이 왜 싸웠고 뭘 희생했는지를 더 알리고 싶습니다.]

Q.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라미 현/사진작가 : 이분들이 지키고 싶었던 거는 우리의 자유 때문에 섰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그다음에 우리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항상 기억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우리는 운이 좋기 때문에 그분들을 직접 만나고 얘기 들을 기회가 있거든요. 그분들이 사라지기 전에 국가유공자 모자를 쓰신 분들이라든가 참전 용사를 봤을 때 꼭 고맙다는 한마디 했으면 좋겠어요.]

[초대석] 사진작가 라미 현

Q. 앞으로 또 다른 목표나 꿈이 있다면?

[라미 현/사진작가 : 저는 일종의 메신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의 것도 기록해 다음에 전달하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고요. 그다음에 한 분이 살아계실 때까지, 마지막 분까지, 저분들의 이야기를 계속 기록하고 우리가 운이 좋아서 만날 수 있었지만 다음 세대에는 못 만나기 때문에 아카이빙 작업 계속해서 더 많은 분들이 많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제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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