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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만에 10배 수익"…입금하면 사기의 덫

<앵커>

요즘 SNS에서 돈만 맡기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를 유도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속는 셈 치고 소액으로 시작했던 사람들이 수천만 원을 뜯기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0대 권지은 씨는 지난해 10월 SNS에서 흥미로운 글을 보게 됐습니다.

[권지은 (가명) : 인스타에서 팔로우가 들어왔어요, 아기 엄마로. 부업, 재테크, 이런 안내가 있고, 그동안에 수익을 봤던 그런 후기들이 올라와 있었어요.]

'온라인 카지노에 대리 베팅해 주겠다.', '알고리즘을 알고 있어 무조건 딴다.', '수익금의 15%만 달라.'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속는 셈 치고 안내받은 온라인 카지노 프로그램을 다운받은 뒤 50만 원을 입금해봤습니다.

[한, 15분 정도 있다가 10배 수익금이 났대요. 그러면 500(만 원)이 된 거잖아요.]

기쁨에 들떠 출금하려는데 갑자기 '에러'가 났다는 안내 창이 떴습니다.

[에러가 났다, 처음 가입하고 처음 하신 분인데 (거래) 내역이 없기 때문에 300만 원을 입금을 해야 된다는 거예요.]

어차피 나중에 다 찾을 돈이라 생각하고 입금했는데 또 에러 창이 떴습니다.

[수수료가 1,500원이 빠지는데 그걸 제외하고 넣어야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300만 1천500원을 넣었어야 된다?) 그렇죠.]

사이트 관리자는 이런저런 구실을 대며 계속 입금을 유도했고 결국 2천400만 원이나 날리게 됐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기당한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100명이 넘습니다.

대부분 시험 삼아 50만 원으로 시작하지만, 입금이 거듭될수록 헤어 나올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박진주 (가명)/사기 피해자 : 이제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인 거예요. 왜냐하면, 내 생돈이 계속 들어가고, 나는 그걸 빨리 빼야 한다는 생각만 하지.]

피해자들은 돈만 잃는 게 아니었습니다.

돈이 없어 추가 입금을 못 하겠다고 하면,

[박선미 (가명)/사기 피해자 : 대리 베팅을 했다는 것을 걸렸다는 것처럼 이렇게 막말(협박)을 계속하는 거예요. 본인 인증을 하려면 신분증, 통장 사본, 신용카드가 필요하다.]

돈을 되찾겠다는 일념에 신분증과 통장 등을 사진으로 찍어 SNS로 보냈는데 황당한 일이 생겼습니다.

이 사진을 가지고 차명 폰과 차명 계좌를 개설해 다른 피해자들의 돈을 입금 시키는 계좌로 썼던 겁니다.

기존 휴대전화로 오는 인증번호가 필요하지만 이 또한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1원을 보낼 테니까 1원이 오는 그 번호를 자기한테 말을 해달라, 그래서 그걸 가르쳐줬죠. 차명폰과 대포 통장 만들 때 쓴 그런 인증 도구였던 거예요.]

해당 통신사와 증권사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증권사 관계자 : (지난해) 11월부터는 강화시켜서 이런 것을 감시하고, 계좌를 없애려고 지금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거고요.]

최근 주식 등 투자 열풍을 타고 번지는 신종 SNS 재테크 사기.

고수익을 장담하며 위탁 투자를 해주겠다고 하면 먼저 사기를 의심하고 수수료 등을 구실로 입금을 계속 요구하면 중도에라도 그만둬야만 더 큰 피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주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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