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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준 판결…부실 수사로 자초" 세월호 유가족 반발

"면죄부 준 판결…부실 수사로 자초" 세월호 유가족 반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에 무죄가 선고되자 오열하며, "피의자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유가족들은 "향후 참사가 일어날 경우 현장 상황이 미흡해도 이를 책임져야 할 지휘부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판단"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오늘(15일) 판결 직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이전으로 우리 사회를 돌려보내는 재판 결과에 대해 재판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라는 이름이 아깝다"며 검찰의 부실한 수사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발생과 구조·수습 과정, 그 이후 진상규명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함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찾는 그런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했어야 했다"며 "모든 것을 무시하고 스스로 무혐의 처분해놓고 현장에서 일어났던 일만을 놓고 따져, 오늘의 판결을 자초했다"며 재수사를 요구했습니다.

유 위원장은 이어 "오늘 판결은 박근혜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재판 결과"라며 문 대통령을 향해 "오늘 재판을 어떻게 보셨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수사 결과가 미흡하면 대통령께서 나서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엉터리 수사와 재판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데 무엇으로 진상규명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을 하신 것이냐, 어떻게 그 약속을 지킬 것인지 말씀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종기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지휘부란 현장파악을 지시하고 파악된 상황에 따라 구조 지시해야 하는 책임있는 사람들"이라며 "골든타임 동안 제대로 보고가 없었다고 손 놓고 있으라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을 대변하는 듯한 재판 결과는 용납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습니다.

특수단은 법원의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유감을 표하며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특수단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김 전 청장 등 해경 지휘부 11명을 지난해 2월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양철한 부장판사는 오늘 김 전 청장 등 지휘부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 등이 구조세력 현장 도착 전 세월호와 교신해 상황을 파악·전파하거나 구조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승객들을 퇴선시키지 못한 데 업무상과실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청장 등으로서는 세월호의 과적과 내부 결함 등으로 구조세력이 현장에 도착한 후 약 20분 만에 선내 진입 구조 기회가 사라질 것까지 예상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 있을 것이 당연하다"며 "이 재판부도 그런 평가에 대해 판단을 지지하든 비판하든 감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30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 부실 구조로 처벌받은 해경은 이준석 선장과 선원만 태우고 현장을 떠난 123정 정장이 유일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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