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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빅리거 김하성, '2루수 경쟁'도 '신인왕'도 "I can do it!"

[라커룸S] 빅리거 김하성, '2루수 경쟁'도 '신인왕'도 "I can do it!"
마스크로 가려졌지만, 김하성의 얼굴에는 행복이 묻어났습니다. 꿈에 그리던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은 '2루수 주전 경쟁'도, '두 자릿수 홈런'도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김하성은 8일 서울의 여의도 한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샌디에이고 입단 소식이 알려진 뒤 처음 국내 취재진 앞에서 선 자리였습니다. 김하성은 "꿈꿔왔던 무대고, 좋은 팀에 입단하게 돼 개인적으로 기대가 됩니다.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첫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어 "아마추어 시절에는 프로에 가기 급급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좋은 구단을 만났고 좋은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염경엽 전 감독님께서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야구하라'고 하셨는데, 2019년부터 미국 진출을 노렸습니다. 지난해 시즌을 잘 치르고 나서 확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꿈꿔왔던 무대"에 오르게 된 그.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야구하라'는 염경엽 감독의 당부대로 됐다.

김하성은 최대 5년, 424억 원을 받는 '대박' 계약으로 샌디에이고 일원이 됐습니다. 김하성이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면서 16억 3천4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연평균 2억 3천342만 원입니다. 샌디에이고와 계약 조건은 연평균 84억 8천만 원으로, KBO리그 시절과 비교하면 무려 37배 가까이 높습니다. 김하성도 이런 '대박' 계약이 아직 실감 나지 않습니다.

"솔직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 입금이 되어야 '큰돈을 받는 선수구나' 느낄 거 같아요. 대우를 해주셨기 때문에 책임감도 큽니다. '정말 잘 해야겠다', '잘 준비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요. 야구를 잘하면 돈은 따라오는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첫 입금이 되면 뭘하고 싶은지) 아직 생각한 게 없는데, 모아뒀다가 나중에 집을 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샌디에이고와 계약서에 사인하는 김하성 (사진=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최대 5년, 424억 원 '대박 계약서'에 사인.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단다. (사진=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트위터 캡처)

금액과 관련한 부분에서 대박이 맞지만, 그의 선택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샌디에이고 내야는 리그 최고의 선수로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3루수 매니 마차도, 유격수 타티스 주니어는 리그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2위의 유망주입니다. 그래서 김하성도 처음엔 샌디에이고 입성을 망설였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샌디에이고 내야진이 워낙 좋아 계약하면서 그 부분이 조금 걸리기는 했습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이고, 프로에서도 유격수와 3루를 병행했는데 2루에서 경쟁해야 하고, 포지션을 바꿔야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어느 팀을 가도 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뛰고 있는 선수들이잖아요. 제 입장에서는 더 좋은 선수층을 가지고 있는 팀에서 뛰고 싶었어요. 프로에 있으면서도 경쟁을 해왔고, 적응기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습니다. 좋은 선수들, 좋은 내야진에서 호흡을 맞추고 한다면 그 선수들에게도 배울 점이 분명히 많을 거라 생각해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다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게 불안하고 저 스스로를 못 믿었다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도 안 했을 거예요."

김하성은 크로넨워스가 맡고 있는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합니다. 자신감은 넘칩니다.

지난해 NL 신인왕 투표 2위 크로넨워스(오른쪽)가 지키고 있는 샌디에이고 2루, 김하성은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2루수는 나름 자신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2루수를 봤고, 프로 입단 첫해 백업을 하면서 스텝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전부 배웠습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전향하는 선수를 많이 봤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였던 거 같아요. 거리가 가깝고 송구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까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플레이에 있어서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하성은 지난달 현지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신인왕을 차지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고 당당히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은 그런 김하성의 모습을 보고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김하성은 자신감을 가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KBO리그에서 뛸 때도 항상 했던 말은 우승입니다. 스포츠 선수로서 1등 하고 싶은 건 당연한 마음입니다. 샌디에이고는 전력을 갖추고 있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말할 수 있었습니다. 신인왕은 정말 잘한다면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목표 의식이 있으면, 저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 있고 그런 것 때문에 신인왕을 언급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보면 '당당하네, 자신 있네' 생각할 수도 있고, '네가?'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메이저리그 무대는 경쟁을 해야 하는 곳이잖아요. 열심히 살아남아 보겠습니다."

김하성은 미국 무대에서 맞붙어 보고 싶은 투수로 'KBO리그 선배'이자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을 꼽았습니다. 김하성이 프로에 입단한 2013년 류현진은 LA 다저스로 이적해 맞대결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류현진 형의 볼을 쳐보고 싶어요. 한국에 있을 때 못 쳐봤고, 프로 입단할 때 이미 메이저리그에 가서 만날 수 없었어요. TV 봤을 때 정말 좋은 공을 가졌고, 좋은 공을 던지고 그래서 한번 쳐보고 싶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말 상위권에 있는 투수잖아요. 그래서 못 치더라도 현진이 형 공을 보고 싶어요.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형도 만날 수 있는데, 한국 선수, 형들을 만나면, 제가 제일 어리기 때문에 인사 잘하겠습니다. 물론 경기할 때는 어떻게든 쳐 보려고 노력할 거고요."

김하성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헬로 에브리원, 아임 하성 킴. 나이스 투 미트 유 올(Hello everyone, I'm Ha-seong Kim. Nice to meet you all)"이라고 영어 인사를 건넸습니다. 미국 생활에서 의사소통은 필수. 영어 공부는 어느 정도 됐는지 질문이 나왔습니다. "당연히…"라고 운을 뗀 김하성은 "운동하느라 바빠서 공부를 못 하고 있다"고 말해 취재진을 폭소에 빠뜨렸습니다. 그러나 이내 "나름대로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야구하면서도 열심히 영어를 배울 계획입니다. 몇 년 후에는 어느 정도 잘 할 수 있는 선수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어로 자신감 있는 출사표도 던졌습니다. "아이 캔 두 잇!(I can do it!)."

김하성

김하성은 마지막으로 국내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습니다.

"7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스포츠 선수로서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힘이 되고 감사한 건지 알고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더 팬들의 사랑이 큰 거라는 걸 알게 됐어요. 다른 지역으로 가지만 많은 팬들이 응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잘하면 야구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서 잘할 테니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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