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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커녕 철거비까지 부담…"빚내 버티기도 한계"

<앵커>

코로나19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휴업과 폐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게를 정리하고 싶어도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빚을 내 버티는 경우도 많은데요,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의 대출이 100조 원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에서 주먹밥집을 운영해온 안성훈 씨가 세무서를 찾았습니다.

지난 3년간 어머니와 함께 휴일도 명절도 없이 일해 왔지만, 폐업 신고하는 데는 채 10분도 안 걸렸습니다.

[처리됐고요. 다음 달 25일까지 부가세 신고 한 번 더 해주시면 돼요. (다 끝난 거예요?) 다 됐어요. (이렇게 빨리.)]

반년 전부터 종업원 2명을 내보내고도 월 250만 원의 임대료를 못 낼 때가 많아졌습니다.

[안성훈/주먹밥집 폐업 : 학생들한테 싸고 맛있다. 그렇게 잘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서 학생들이 학교를 못 가게 됐잖아요.]

한 트롯 경연대회에 참가해 잠시 유명세를 타며 매출도 오르는 듯했지만 결국 권리금 3천500만 원을 날리고 식당 문까지 닫게 된 것입니다.

지난해 5월 SBS 뉴스를 통해 코로나 이후 미용실 매출이 1/3로 급감한 사연이 소개됐던 진용수 씨.

9개월 만에 그를 다시 만난 곳은 거리였습니다.

[손님이 없다시피 하니까 지금은 미용실을 주말에만 운영하고 있고요. (이건 뭐예요?) 제가 지금 배달 대행 일을 하고 있어요.]

주중에는 음식 배달 일을 하고, 휴일에만 미용실 문을 연다는 것입니다.

[진용수/미용실 원장, 음식 배달 '투잡' : 미용실 개업하면 보통 1억 원 넘게 들어간다고 보시면 되는데, 저희가 그런 금액을 전혀 안 받고 가게를 내놨는데도 안 나가는 거예요.]

미용실은 내놔도 나가지 않고, 폐업하자니 권리금은커녕 철거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폐업도 못 하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이들이 많다는 건데, 키즈카페를 하는 이광표 씨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광표/키즈카페 운영 : 대출이 남아 있는데 코로나 터지면서 또 받은 거죠. 대출 3천만 원 받고 그다음에 2차 소상공인 대출 또 2천만 원 받고 그러니까 빚더미에 앉는 거예요.]

어떻게든 일을 해보려고 나섰다가 발가락이 부러지는 사고까지 당했습니다.

[이광표/키즈카페 운영 : 도금공장을 갔어요. 처음 해보는 일이었죠. 기계 문이 있는데 뚜껑이 넘어가면서 그냥 발을 찧은 건데요. 골절됐어요.]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코로나 발생 9달 만에 100조 원 정도나 늘었습니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자영업자 수도 600만 명 넘죠. 자영업자 기반이 무너져서 일자리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면 우리의 고용 문제는 대단히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는 현행 거리두기 지침이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계속된 영업 제한에 한계를 느낀 자영업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자정까지 허용하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들, 빚을 늘려가며 근근이 버티는 일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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