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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11만 개 쌌다"…의료진 뒤엔 숨은 영웅들

<앵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게 꼭 1년 전 오늘(20일)입니다. 그동안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치솟던 시기가 세 번 이어졌고, 누적 환자가 7만 명을 넘겼지만, 모두의 노력으로 큰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있는데요. 코로나 1년을 맞아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바이러스와 싸움을 이어가는 병원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한 해 2,445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한 서울의료원.

방문자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입구에서 체온을 재는 보안요원들입니다.

[진료 보러오셨어요? 이 앞에 서주세요.]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들의 동선을 분리하고 통제하는데, 그 과정에서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나진양/서울의료원 보안팀장 : (술에 취한 사람이) 마스크 착용을 안 하시고 입장하려 하다 저희 보안요원이 당시 입고 있던 보호구를 다 훼손시키면서 좀 격하게 (난동을 부린 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환할 때 밤을 새워가며 음압 병상을 만든 건 시설관리팀 직원들입니다.

지금도 음압기 점검과 수리를 위해 코로나 환자의 병실에 들어가고, 퇴근 중 병원으로 되돌아오기 일쑤입니다.

[고훈석/서울의료원 시설관리팀 차장 : 여기서 진료하는 의사분들하고 간호사분들 안전성이 먼저 확보가 돼야 하기 때문에 거의 뭐 주말이고 밤이고 그런 것 없었어요.]

점심시간을 앞둔 의료원 조리실은 흡사 전쟁터입니다.

코로나 환자들의 식사는 모두 일회용 도시락에 따로 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이들의 손을 거친 도시락은 11만 개, 최근에는 잘 씹지 못하는 노인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유동식을 만드느라 업무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격리된 환자와 의료진들에게는 하루 3번 식사가 큰 즐거움이기에,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간식도 준비합니다.

[엄주영/서울의료원 영양팀 영양사 : 저 같아도 식사 시간만 기다려질 것 같긴 하거든요? (그래서) 보람 느끼고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지난 1년간 환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이들의 올해 소망은 이렇습니다.

[엄주영/서울의료원 영양팀 영양사 : 공공병원이 또 많이 생겨서 사회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훈석/서울의료원 시설관리팀 차장 : 같이 계신 분들하고 빨리 (코로나 상황이) 다 끝나고 나서 맥주 한잔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진양/서울의료원 보안팀장 : 너무 길어진 시간이다 보니까, 더 이상 많은 (확진자)분들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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