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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①] 수천억 체납하고…두 아들까지 고급빌라 거주

<앵커>

지난 1985년 서울 여의도에 당시 국내에서 가장 높은 63빌딩이 들어섰습니다. 서울의 상징으로 꼽혔던 63빌딩을 세운 회사는 대한생명과 신동아 건설을 소유하고 있었던 신동아그룹이었습니다. 신동아그룹은 한때 22개 계열사를 거느릴 정도로 큰 회사였는데, IMF 사태로 1999년 부도가 나면서 그룹이 해체됐습니다. 그룹의 오너였던 최순영 전 회장은 2006년 재산을 외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징역 5년에 추징금 1,574억 원을 확정받았습니다.

하지만 2년 뒤에 최 전 회장은 특별 사면됐고, 정부가 강제로 환수한 37억 원 말고는 지금까지 최 전 회장이 스스로 낸 돈은 단 1원도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지금까지 1,000억 원이 넘는 세금도 내지 않아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액 세금 체납자 3위에 올라 있습니다. 최 전 회장은 자신은 빈털터리라서 추징금이나 세금을 낼 돈이 없다고 하는데 저희 끝까지 판다팀이 취재한 결과, 최 전 회장 부부는 물론 특별한 직업이 없는 아들 가족까지도 서울 강남에 있는 고급빌라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저희가 확인해봤습니다.

김관진 기자, 소환욱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김관진 기자>

'회장님 저택'이라 불리는 2층에서 3층짜리 독채형 빌라가 모여 있는 서울 양재동의 빌라단지입니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사는 곳인데 전체면적 328제곱미터의 이 빌라, 재작년 말 실거래가는 31억 5천만 원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여긴 한 30~40억(원) 정도 보시면 되고요. 1층부터 3층이 있으면 한 가구가 사는 집이고요. 마당도 있고.]

지난 2013년 최 전 회장은 문을 뜯고 세금을 징수하러 온 서울시 공무원에게 교회가 빌려줘 무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순영/전 신동아그룹 회장 (2013년) : 나는 돈 안 내요. 우리는 돈 안 내고, ○○○교회가 다 무상으로 빌려주는 겁니다.]

당시 집 안에서 현금과 고급시계 등 금품 1억여 원 어치가 발견돼 압류됐습니다.

그런데 이 빌라, 최 전 회장 말과 달리 교회 소유가 아니라 부인 이형자 씨가 이사장인 종교재단, 기독교선교 횃불재단 소유입니다.

횃불재단은 최 전 회장 부부가 거주하는 빌라뿐 아니라 바로 옆 빌라 두 채도 더 보유하고 있는데 이 두 빌라 거주자를 확인해보니 최 전 회장의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이었습니다.

[빌라 관계자 : 최 씨 댁이 지금 세 사람이 사는데 최순영 씨, 최○○ 씨, 전부 아마 방송국 분들 만나기 원치 않으시다고….]

횃불재단은 서울시에 재단 정관을 신고하면서 이 빌라들의 사용 목적을 '훈련원'이라 밝혔습니다.

목회자 교육 등을 위한 시설물로 신고해 놓고, 실제로는 최 전 회장 부부와 두 아들 가족이 무상으로 살고 있는 겁니다.

[서울시 관계자 : 건물에 대해서 훈련원이라고 명확하게 적시를 해서 정관에 기재를 해서 신고를 했다고 하면 훈련원으로 사용해야 하는 거고요. 아예 가정집으로만 사용한다고 하면 그것은 문제가 있겠죠.]

최 전 회장 스스로도 아들이 특별한 직업 없이 재단 도움으로 지낸다고 말해 왔습니다.

[최순영/전 신동아그룹 회장 (2015년) : 제 아들이 요새 할 일이 없으니까 선교원에 안성에 농장이 있어요. 거기서 농사짓습니다.]

기업은 망했고 추징금과 세금도 안 내고 있지만 최 전 회장은 물론 아들까지 재단을 통해 호화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주용진,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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