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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고가 산악자전거 도난…분노한 주인의 '반전' 대응

고가의 산악자전거 도난…자전거 주인의 뜻밖 대응

아끼던 자전거를 도난당한 남성이 생각지 못한 대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44살 로비 프루트 씨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버지니아주 애시번에 사는 프루트 씨는 지난해 9월 차고에 보관해뒀던 고가의 산악자전거를 도둑 맞았습니다. 프루트 씨는 화나고 속상한 마음을 애써 누르고 새 자전거를 사기 위해 지역 자전거 매장으로 향했는데요, 이상하게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전거 수가 너무 적었습니다.

프루트 씨가 이유를 묻자, 매장 주인은 코로나19 여파로 자전거 생산에도 문제가 생겨 예전처럼 다양한 상품이 입고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고가의 산악자전거 도난…자전거 주인의 뜻밖 대응

이에 프루트 씨는 자신의 자전거를 훔쳐 간 범인도 값싼 자전거를 구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범행에 나선 게 아닐까 하고 추측했습니다. 코로나19로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프루트 씨는 자신의 자전거를 가져간 사람도 이해하고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프루트 씨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고장 난 자전거들을 직접 수리해서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SNS에 "자전거를 무료로 수리해드립니다. 더는 사용하지 않는 낡은 자전거도 수거합니다"라는 안내를 내걸었는데요, 얼마 가지 않아 이웃들 수십 명이 고장 난 자전거를 끌고 프루트 씨를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프루트 씨 집 지하실은 수리소로, 빨래실은 부품 창고로 변신했습니다.

고가의 산악자전거 도난…자전거 주인의 뜻밖 대응

지난해 10월부터 프루트 씨가 고쳐온 자전거는 무려 160여 대입니다. 새것처럼 멀쩡해진 자전거들의 40% 정도는 원래 주인에게 돌아갔고, 남은 60%는 자전거가 필요한 이웃들에게 기증됐습니다.

자전거 수리에 필요한 체인, 핸들, 브레이크 레버 등 부품들은 모두 프루트 씨가 사비를 들여 구매했는데요, 그 비용만 현재까지 1,500달러(약 165만 원)가 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가의 산악자전거 도난…자전거 주인의 뜻밖 대응

프루트 씨는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나보다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일터까지 매일 왕복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자전거가 더 필요하리라 믿었다. 그러니까 자전거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더는 화가 나지 않았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프루트 씨는 "누군가를 향한 분노가 새로운 열정으로 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덕분에 이웃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Robbie Pruitt'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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