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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중국산 납품 허용…"국내 업체 뭐가 되나"

<앵커>

한전이 내보내는 고압전류는 변압기를 거쳐서 가정에 공급되죠. 이 변압기 핵심 부품으로 '부싱'이라는 것이 있는데, 잘못하면 대형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품질 관리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던 한전이 지난해 갑자기 수입 부품도 납품받겠다고 지침을 바꿨습니다. 국내 생산업체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보 내용, 한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 해운대 일대 4천700여 가구의 전기가 끊겼습니다.

고압 전류를 차단하는 부품인 '부싱'에 문제가 생기면서 변압기가 폭발한 것입니다.

이런 대형사고의 위험 때문에 한전은 부싱을 핵심 부품으로 관리해왔습니다.

도면 승인을 받고 시험을 통과해야만 납품할 수 있는데, 업체의 설비 규모, 생산 능력도 검증합니다.

국내 생산설비를 점검하기 때문에 수입 제품은 아예 납품할 수 없었습니다.

[업체 관계자 : 이건 한전하고 돈을 같이 투자해서 개발한 (부싱) 제품이에요. 우리가 투자해서 이거 공급할 때 책임감도 있었어요.]

2019년에는 한 국내 업체가 전봇대용 중국산 절연체를 국산으로 속여 납품했다가 업주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한전은 갑자기 지침을 완화했습니다.

수입 업체도 부싱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업체 관계자 : 미국이든, 중국이든, 프랑스든 상관없이 아무 데서나 사다가 팔면 되는 거냐. 그거 아니냐?]

한전 측은 기준을 바꾼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변압기에 문제가 생기면 변압기 생산 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산 제품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이미 국내 부싱 업체들에는 가격을 낮춰 납품하라는 압박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업체 대표 : 작년부터 단가가 15% 정도 내려갔고요, 더이상 (가격이) 내려가게 되면 원칙을 지키는 회사들은 더는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국산 부싱 납품을 허가하려면 국산과 동일하게 품질 검증을 의무화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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