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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않았는데 "입양했어요"…'그알' PD의 취재후기

[SBS 이철희의 정치쇼]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SBS 이철희의 정치쇼 (FM 103.5 MHz 9:05 ~ 11:00)
■ 진행 : 이철희 지식디자인연구소 소장
■ 방송일시 : 2021년 1월 7일 (목)
■ 출연 : 이동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

- 정인이 제보 200건 받고 취재 시작
- 어린이집 교사, 미안함과 죄책감에 시달려
- 어린이집 교사, 언론, 검찰, 정치권에도 시달리는 중
- 사건 조사하는 수사관도 정인이 사진보고 울어
- 양모, 식당 등에서 종업원에게 먼저 '저희 애 입양했어요' 밝혀
- 매뉴얼대로 했다면 정인이는 살아 있었을 것

▷이철희 : 할 말은 하는 <이철희의 정치쇼>. 목요일 3부는 원래 전지적기자시점인데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전지적기자시점은 한 주 쉬고요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주말 정인이 사망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 방송이 나간 후에 많은 분들이 분노하셨죠. 어떻게 저럴 수 있나라는 말씀도 많이들 하고 계신데, 정치권도 대책을 내놓고 있고요, 실제 이 사건을 취재해서 보도한 담당 PD를 모셨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팀의 이동원 PD, 어서 오십시오.

▶이동원 : 네, 안녕하십니까. 이동원입니다.

▷이철희: 저는 사실 이런 거 다루는 건 힘들어요,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제가 국회의원 되기 전에 방송할 때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가족들 인터뷰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이 건도 좀 인터뷰하기가 힘든데, 어쨌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하나씩 제가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작년에 뉴스로 알려진 것만 해도 아동학대 사건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동원 : 많았죠.

▷이철희 : 우리 PD님은 왜 그중에서도 정인이 사건에 주목을 하신 거예요?

▶이동원 : 저희가 처음에는 정인이 사건을 취재를 안 하려고 했어요. 안 하려고 했던 이유는 일단 사건 발생 직후에 굉장히 언론의 많은 보도가 있었고, 그리고 저희 SBS에서도 <궁금한 이야기 Y>라는 프로그램에서 두 차례나 다뤘기 때문에 저희가 할 역할이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저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제보 메일이 있습니다. 보통 하루에 한 50여 건 정도 들어오는데, 정인이 사건만 200여 건이 들어와 있었어요. 그래서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제보를 보내지? 좀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해서 한두 분 취재를 해서 하루 정도 취재를 해봤는데,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엄청나게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다면 우리가 다시 한 번 다뤄서 이 사건을 풀 수 있는 데 도움을 줘야 되지 않을까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던 거죠.

▷이철희 : 하나하나 질문을 드려보기 전에 '정인아미안해' 요즘 챌린지라고 하잖아요. 이것도 같이 시작했죠?

▶이동원 : 네. 저희가 방송을 준비하면서 아까, 좀 전에 소장님께서 참 이런 주제 다룰 때 힘들다고 하셨는데, 저희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그것이 알고 싶다> 하면서 청부살인 사건도 해보고, 권총 살인, 강도, 은행 강도 다 해봤지만 가장 잔인하고 다루기 힘든 주제인데, 이거를 방송으로 그냥 끝낼 것이냐 아니면 시민들과 함께하는 마음을 전달할 것이냐. 그러니까 제보로 저희가 시작했기 때문에요 사진을 올려서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저희 같이하는 정문명 작가라고 있는데 작가가 아이디어를 줬어요. 그러면 이 사진을 방송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저희가 그런 경험이 적다 보니까 같이 인터뷰했던 시민단체 분들과 상의를 했었고, 그러면 '정인아 미안해'라는 그 타이틀을 가지고 함께 해보자. 그래서 시민들이 보내준 사진을 방송에 담아서 좀더 오랫동안 기억되고 추모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다 같이 전달해보자라고 해서 시작을 했던 것인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도 참여를 해주고 계셔서, 네, 그렇습니다.

▷이철희 : 그거는 이런 사안에 그런 표현을 쓸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잘하신 것 같고요, 왜냐하면 가해자를 지목해서 악마화하고 그냥 분풀이하고 끝내버리는 경우들이 많은데, 정인이는 피해자잖아요. 16개월 된 피해자에게 우리 사회가 미안해하고 거기에 대해서 대안을 만들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게끔 해보겠다라는 그런 일종의 결의나 각오를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잘하신 것 같고요.

▶이동원 : 감사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이철희 : 취재하신 지 얼마 걸렸어요? 방송 나가기 전에?

▶이동원 : 저희가 한 3주 조금 넘게 취재를 한 것 같고요, 굉장히 사실은 집약적으로 취재를 해야 되는 상황인데, 한 번 보도가 된 다음에 관련됐던 분들이 그 보도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흐름에 대한 걱정들이 많으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취재를 하겠다고, 제보를 하겠다라고 공지 같은 걸 냈을 때 그간 다른 언론을 피해서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분들이 저희에게 먼저 연락들을 주셨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분들, 100여 분 이상을 뵀었고 저희 취재 촬영 분량만 250에서 300시간 정도 될 겁니다, 아마.

▷이철희 : 흔히 '그알'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워낙 신뢰가 있으니까 제보들을 많이 주셨을 텐데, 제보 주신 분들, 뭔가 좀 더 규명하고 밝혀야 될 게 있으니까 제보를 주신 건데, 이게 사회적으로 크게 화제가 되고 다른 언론사들이 취재하잖아요. 그분들 많이 시달릴 것 같은데?

▶이동원 : 사실 어제도 제가 전화를 꽤 많이 받았는데, 관계된 분들, 특히나 어린이집 교사분들 같은 경우에는 인터뷰를 하실 때 고민이 많으셨어요. 그간 인터뷰하지 않았고, 그런데 정인이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때문에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겠다라고 인터뷰를 하셨는데, 한 4시간 가까이 인터뷰하시는데 참 많이 우셨고, 그리고 그 트라우마에 많이 힘들어하고 계세요. 그래서 어떻게든 해결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하고 나섰던 분들인데, 어젯밤에도 기자들이 연락 오고 쫓아다니고 찾아오고 한다. 그리고 기자들뿐만 아니라 경찰 쪽이라든지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국회에 출석할 수 있냐?' 이런 이야기까지 해서 사실 본인들은 이제 마음을 좀 추스르고 지금 지내고 있는 아이들과 좀 더 이렇게 해야 되는데, 너무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라는 고민이 많더라고요. 혹시나 이 방송이 전달이 된다면 이제는 좀 선생님들에게 조금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철희 : 다양한 보도를 통해서 경각심을 주고 재발 방지대책을 만드는 건 좋습니다만, 행여나, 만에 하나라도 이게 선정주의로 보도가 흘러가면 또 피해자를 보는 사람들이 또 나올 수 있으니까 좀 조심하는 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정인이의 그 환하게 웃는 얼굴 보면 참 먹먹해지는데, 그 사진 공개하는 것도 사실 쉽지 않았죠, 이름도 그렇고?

▶이동원 : 네. 저희 정말 회의를 많이 했고요, 일단은 이름, 일반적으로 원래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게 대부분인데, 저희가 너무 당황했던 건 너무나 많은 신체 부위들의 학대 정황들이 있었고, 큰 상처도 있었고, 그리고 만일에 방송에 모자이크를 해서 얼굴을 가린다고 하면 이제 상처 부위를 보여줘야 될 것인데 상처 부위들을 합하다 보니까 거의 얼굴 대부분이 완성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럼 이걸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해서 저희가 아동학대 관련돼서 협회 쪽에 일하시는 소아과 선생님이라든지 관련 교수님들 자문을 구했는데 다 같이 하시는 말씀들이 이렇게까지 되면 조금 정보를 공개하는 게 차라리 사회를 위해서 낫지 않겠냐? 정인이를 위해서도. 그래서 저희가 고심 끝에 공개를 하게 됐죠.

정인이

▷이철희 : 사실상 공개를 못 한 사진도 있겠죠?

▶이동원 : 네, 있습니다. 너무.

▷이철희 : 너무 심해서? 그렇죠? 참혹하니까.

▶이동원 : 저희도 여러 살인사건의 부검 사진 이런 것도 많이 봐왔지만, 정말 너무 생각하기에도 벅찬 그런 사진들이 있었죠.

▷이철희 : 지금은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이런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데, 실제로 사진을 보는 이런 형사들, 수사관들도 인간인데 힘들었겠어요.

▶이동원 : 제가 전해듣기로는 정인이 사망 이후에, 사망 이후에 수사했던 수사관들 중에는 그 자료들을 보면서 많이 우셨던, 수사 진술 조사를 받으러 오셨던 분들이랑 같이 우셨던 분들도 있다고는 제가 알고 있어요. 지금 그 정도로 굉장히 참혹하고 끔찍하고 다신 일어나선 안 될 일인 거죠.

▷이철희 : 그런데 어쨌든 경찰이 3번인가요? 다 담당 부서가 달랐다 제가 듣긴 했는데, 경찰이 잘 대응을 했으면 정인이를 살릴 순 있었던 거잖아요?

▶이동원 : 그렇죠. 출동 신고 1, 2, 3차가 조금씩 다르긴 한데, 경찰, 그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쪽이 함께 대응을 한 것인데요, 그 부분에서도 굉장히 아쉬운 점들이 되게 많이 있고, 그것 때문에 아마도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도 같이 분노해 주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철희 : 아동학대라는 게 대개 양모, 양부 이런 쪽에서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알고 보면 그건 아니잖아요?

▶이동원 : 네. 제가 듣기로도 사실은 학대는 친모, 친부가 훨씬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철희 : 그렇죠? 그런데 이번 건도 사실은 입양의 문제는 본질이 아닌데, 어떤 보도를 보니까 양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그러니까 이건 검증 없이 입양 보낸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하던데, 이건 팩트예요? 맞는 거예요?

▶이동원 : 이거를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저희가 취재해본 결과 일단 입양 과정에서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인데, 거기서 범죄 경력, 전과기록이라든지 신용정보, 금융정보, 그리고 요양급여 자료를 제출 받는다고 해요. 정신과 치료 기록이 있냐? 확인했고, 실제 저희가 알기로는 양모가 정신과 치료를 한 차례 받은 걸로, 그러니까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철희: 한 차례?

▶이동원 : 네. 그런데 그거는 어떤 질병이라기보다 양모가 예전에 일했던 기관, 단체가 있는데, 거기서 임금 관련돼서 소송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소견서가 필요했던 과정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그거 한 차례가 있었다. 그래서 그 기록이 있지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거나 이런 거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사실 입양 절차는 결정은 법원에서 한 것이고, 법원에서도 심리검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결과를 당사자, 양부, 양모나 입양기관에 알려주지 않고 판사만 알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거를 검사를 진행했고 아무튼 그 심리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으니까 입양 결정이 법원에서 났을 것이고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홀트 측에서 입양 결정, 이 사건 정인 양이 사망한 이후에 법원 측과 통화를 했었다고 해요.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이철희 : 이 질문을 드렸던 이유 중에 또 하나는 사실은 이 양모라는 분이, 속사정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쪽으로, 약간 정신병, 조현병 쪽으로의 핑계를 대면서 형량이나 이런 걸 좀 줄여보려고 하는 시도를 한다는 보도가 있어서 그런 건데, 그건 별 근거가 없는 거네요. 그렇죠?

▶이동원 : 그렇죠. 법원에서 입양할 때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했던 거니까요. 그게 또 얼마 되지도 않았고요.

▷이철희 : 또 하나는 홀트아동복지회가, 어제 SBS 보도에도 그런 게 나오던데, 찾아가 보고 그랬다는 거 아니에요? 잘 지내고 있는지. 이른바 사후관리를 하는 것인데, 보고서에 너무 멀쩡하게 가족들하고 잘 지낸다 이렇게 돼 있다라고 하던데, 그게 뭔가 파악이 어려운가요, 그게?

▶이동원 : 제가 홀트 입장을 대변한 건 아니지만, 일단은 홀트 측 입양기관의 탓을 자꾸 돌리는 것은 조금,

▷이철희 : 기관.

▶이동원 : 이거는 기관의 문제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게 사실 법원에서 결정이 되면 친권이 양부, 양모에게 넘어간 상황이거든요. 그 이후에 사후관리를 어떻게 한다고 해서 뭔가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이나 이런 게 사실은 입양기관에는 없고요. 사실 그런 걸 봤을 때 이미 신고를 받았던 경찰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 여기서 법적 권한을 가지고 뭔가 대응했어야 되는 게 아닌가. 그게 조금 핵심이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철희 : 책임을 홀트아동복지회에다가 다 떠미는 건 잘못이죠. 그러나 그쪽도 관찰할 때 조금 더 예민하게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대목은 분명히 있는 것 같고.

▶이동원 : 그리고 홀트 담당자에게 양모가 수시로 동영상을 보냈다고 해요.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

▷이철희 : 그건 왜 그런 거예요? 일부러 그런 건가?

▶이동원 : 모르겠습니다만, 그 동영상이 오면 잘 지내고 있구나라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철희 : 이미 그런 판단을 갖고 그렇게 됐구나.

▶이동원 : 그 신고 이후에도 우리 애 잘 지내요, 잘 지내요 연락를 먼저 보내는.

▷이철희 : 어제 뉴스를, 어제가 아니죠. 며칠 전부터 뉴스를 보면서 제 와이프랑 한 이야기가 있는데, '아니, 저 사람은 저럴 거면 애를 왜 입양을 시켰어? 안 하면 되지.'

▶이동원 : 그러니까요.

▷이철희 : 그런 것도 취재가 됐습니까, 혹시?

▶이동원 : 구속이 안 됐으면 제가 만나봤을 텐데, 제가 만나뵙지를 못 했는데, 제가 그걸 가지고 추정을 해서 뭔가 말씀을 드리는 게 좀 어렵긴 합니다만, 제가 들었던 에피소드 중에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양모가 아이를 데리고 카페나 식당을 갈 거잖아요. 가면 사장님이나 종업원이 '어서 오세요' 이렇게 인사를 하면 '안녕하세요. 저 우리 아이 입양했어요'라고 먼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을 했다고 해요. 그런 걸 봤을 때 조금 입양한 이유가 뭘까라는 걸 조금 같이 한번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우리 아이 입양했어요. 저는 입양한 사람이에요'라는 이야기를 먼저 했다는 그런 이야기를 저희가 여러 차례 들었었습니다.

▷이철희 : 그러네요. 누가 그런 걸 물어봐도 대개는 회피하는데, 아이를 위해서. 그렇죠?

▶이동원 : 네. 공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을까라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이철희 : 알겠습니다. 문자 주신 분들이 많은데요, 잠깐 읽어드리고 가겠습니다. 7777번 쓰시는 분입니다. '정인아 미안해.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하셨고요, 9367번 쓰시는 분께서도 문자를 주셨습니다. '세상에 아름다운 말들 중에 하나가 입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가슴으로 낳아 부모보다 사랑으로 키우시는 모든 입양 가족에게 돌 던지질 않길 바라요. 아이는 사랑입니다. 지금도 눈물이 나요.' 맞습니다. 잘 키우고 있는 입양 가족들이 있으니까 입양의 문제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김은경님 '정인이 너무 가슴 아프네요. 살인했으면 최고형을 받아야죠'라는 말씀을 주셨고, 최원영님 '법원에서 문제 없다고 판단한 만큼 꼭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 안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의견 주셨습니다. 경찰 쪽 대응을 짚어볼까요? 의심신고, 학대한다는 의심 신고가 3번 아니에요?

▶이동원 : 네.

▷이철희 : 차에 애를 놔두고 밥 먹으러 갔다든가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게 미온적으로 대응했다고 보는 게 맞아요? 어때요?

▶이동원 : 일단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찰도 있고, 아동보호전문기관도 있고요, 그리고 1차 신고 같은 경우에는 같이 출동을 했습니다.

▷이철희 : 경찰하고?

▶이동원 : 아동보호전문기관하고 같이 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2차 같은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먼저 신고 접수를 했었고요, 또 3차에는 또 같이 출동을 하고, 그래서 좀 아쉬운 부분들이 많죠. 그 과정에서 한 10여 명의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이 출동을 여러 차례 했었는데, 그중에 한 사람이라도 좀 신경을 썼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철희 : 일단 경찰 책임으로 다 몰아버리고 마음 편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데, 현장에서 취재해보면 더러 아쉬운 대목이 있죠? 전문기관도 그렇고, 경찰도 그렇고, 또 다른 관련 기관들 중에 그렇죠?

▶이동원 : 많은 지금 국회에서 입법조치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사실은 저희가 아쉬운 것은 현재도 충분히 매뉴얼이 잘되어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고, 그 매뉴얼대로만 진행이 됐으면 정인이는 지금 살아있었을 거거든요. 그래서 법이 필요한 게 아니라 현장에 있는 분들의 그런 아주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철희 : 아침에 신문 몇 군데를 보니까 이거 형량 높이는 것 가지고 자꾸 호들갑 떨지 말고 기왕에 있는 거 제대로 적용하는 거, 양형은 좀 제외긴 합니다만 조사를 제대로 해야 된다, 이런 사건을 제대로 한번 조사해봐서 거기에 입각해서 재발 방지대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런 지적하던데, 취재해보니까 그 판단이 맞던가요?

▶이동원 : 그렇죠. 지금 사실은 이제 사망하고 나서 경찰이 수사를 해보니까 온갖 학대 영상이라든지 여러 가지 것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뭔가 또 다른 장치를 만들고 제도를 만드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하실 수 있는 부분들을 전문성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결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제 생각입니다.

▷이철희 : 검찰이 지금 살인죄 적용하는 거 검토한다고 그러던데.

▶이동원 : 네, 맞습니다.

▷이철희 : 자료도 달라고 해요? 협조 요청했습니까?

▶이동원 : 저희가 방송에서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협조할 거라고 말씀을 드렸고요, 사실 방송이 토요일이었는데 월요일 오전에 실제로 연락이 있었고요, 그래서 저희가 적극적으로 협조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이철희 : 우리 이동원 PD가 가장 자료를 많이 보신 분 중에 하나일 텐데, 보면 살인죄는 법률로 따지면 고의성을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요? 입증 확인이 되겠죠?

▶이동원 : 저희가 본 자료가 전부일지, 제가 법조인은 아닙니다만, 하여튼 어떤 다른 살인사건보다 잔혹하고 끔찍했다라는 말씀을 제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철희 : 그렇죠. 우리 감정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법으로도 꼼꼼히 따지면 살인죄가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이동원 : 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정인이 묘소

▷이철희 : 후속편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까, 취재를?

▶이동원 : 후속편에 대한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으시고요, 저희가 사실 그래서 계속 취재는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또 저희가 해야 될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후속을 할 생각입니다.

▷이철희 : Eric Clapton인가요? 'Tears In Heaven'이라는 노래, 자기 아이가 천국 간 것에 대해서 담담하게 부른 노래가 있는데, 그런 노래 한번 들어보면 좋겠네요. 더 이야기를 하기가 참 저도 힘들어서.

▶이동원 : 그러니까요.

▷이철희 : 우리 PD님 표정도 그래요, 지금, 사실은. 취재했을 때 그게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아.

▶이동원 : 잔상이 있고, 특히나, 오늘도 지금 여기 SBS 라디오 내려오는 길에 다른 PD 만났는데 어제 500~600명 정도가 장지를 방문하고 있는 걸 봤다고 해요, 정인이 묘지에.

▷이철희 : 우리 정인이가 그런 좋은 세상에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동원 PD, 취재하시느라 고생하셨고요.

▶이동원 : 감사합니다.

▷이철희 : 어려운 자리에 와서 어렵게 또 이야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동원 : 네, 감사합니다.

▷이철희 : PD가 준비했네요. Eric Clapton입니다. 'Tears In Heaven' 들으면서 3부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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